[종이책]슬픈 빌라 – 뿌리를 잃어버린 혹은 버린 사람들의 이야기

책 속에 나온 주인공들은 저마다 어떠한 형태로든지 자신의 과거를 버린 사람들입니다. 주 화자로 등증하는 ‘나’는 무국적자로 ‘슈마라 백작’이라는 가명을 사용하며, 정체를 숨긴 상태입니다. 주인공의 회상 속에 등장하는 연인 이본느와 그녀의 고향 친구인 맹트 역시, 어떻게든 자신의 고향을 떠나 보다 넓은 세상으로 가고자 애를 쓰는 인물처럼 그려집니다. 그들은 여전히 닻에 걸려 하릴 없이 정박한 배처럼 고향에서 살고 있지만, 자신만의 허황된 꿈을 이야기하는 걸 낙으로 살며 현실을 부정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주인공들의 나이때 저 스스로는 어땠나 돌이켜 보니, 표현이나 행동만 달라지 비슷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현재의 자신을 부정하고, 다른 삶을 살아가며 무기력한 날들을 한 동안 보냈던게 떠오르네요.^^; 그래서 그런지 이번 소설을 읽었을 때는 마치 옆에 있던 친구들처럼 마지막 모습들이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더러는 현실에 체념하듯이 안주하고 받아들이기도 하고, 더러는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화자인 ‘나’의 선택에 대해서는 그다지 설명이 없는데, 이는 어쩌면 우리들 대부분이 체념도 선택도 어느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한 애매한 스탠스를 유지한체 삶을 살아가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과거에는 이런 삶에 자세에 대해서 참 부단히 벗어나려고 의식적인 노력을 해 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이제 막 마흔이지만…) 에너지가 떨어진 건지 조금은 체념하고 받아 들이는 부분도 일정 부분 생기는 게 느껴집니다.

jijab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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