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범자들 – 도덕과 윤리를 지키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는 영화

휴일에 회사 동료분으로부터 추천을 받아서 찾아 봤습니다. 뉴스타파의 최승호 PD등은 이전에도 이런 고발성 탐사 다큐멘터리를 만드신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울러, 해직 언론인들이 대안 언론사를 설립하고 활동하고, 스핀 오프격으로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다이벨같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구나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영화는 트레일러에 나온 것 처럼 지난 10년 간 한국의 언론이 어떻게, 왜 망가졌는지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MBC와 KBS 등이 공영방송에 낙하산 인사를 꽂은 것은 물론, 이를 위해 방통위및 기타 여러가지 사전 공작까지. 초기 언론노조들이 무능하리만큼 손쉽게 허물어져간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이에 동조한 언론 타락의 공범자들의 현재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한편으로는 매우 블랙코미디같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대표적으로 끝까지 공영 언론의 몰락에 대한 인터뷰를 요청한 최승호 PD에게, 백종문 MBC 본부장이 도망치듯이 차를 타면서 “방송의 미래를 망치지 마세요.”라는 일갈같은 부분이 그렇습니다.

영화의 주제는 이명박과 박근혜씨를 도와 언론의 타락과 부폐를 하게 만든 현 언론사 고위 간부들에 대한 고발과 이전 정권하에서 자행된 언론인들에 대한 많은 탄압을 고발하는데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기래기, 엠병신 등으로 불리우면서도 묵묵히 언론 탄압에 대한 투쟁을 지속해 가는 언론인들에 대한 현황도 알리고자 하는 안타까움도 보입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언론의 정상화와 변화를 바라면서도, 불신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습니다. 최근에 다시 시작된 방송국의 파업마저도 ‘정권 바뀌니 이제서야…’라는 냉소적인 반응도 있습니다.

최승호 PD는 이런 시청자들에게 변명아닌 변명같은 이야기를 이 영화 사이에 조금 넣고 호소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해고된 이후 암투병 중인 MBC 이용마 기자의 현재 삶에 대한 묘사라든지, 김민식 PD의 ‘김장겸은 물러나라’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 뒤 아내에게 울먹이며 하소연했던 뒷이야기, 여전히 아이스링크 재설 작업을 하는 이우환 PD 등의 이야기는 역부족인걸 알면서도 용감하게 자신의 의지를 내비추었던 사람들의 안타까운 모습을 비추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리고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계속 더지고 시뮬레이션 해 봤습니다.

“나라면 과연 그들과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도덕과 윤리를 지키는 삶은 매우 고난스럽고, 가까운 사람들들도 상처를 입을 정도로(피디 수첩의 김보슬 PD처럼) 험난한 길입니다. 아울러, 진실이 밝혀지기 위한 시간과 노력, 희생들이 너무도 많고 깊고 긴 시간등이 필요합니다.

영화에서 이용마 기자는 이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그것은 불가피한 희생이다. 하지만, 그런 실패한 기록들마저도 가치가 있을 것이다.”라는 식으로.

공범자들과 같은 삶을 선택한다면?
당장 눈앞에 보이는 권력, 이익, 권위 등의 유혹을 쉽게 벗어날 수 있을까요? 하지만, 그러한 정권들도 10년이 채 가지 못한채 사그라 들었고, 이제 심판의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습니다. 최승호 PD가 이들에게 ‘왜 그렇게 했는가?’, ‘언론인으로서의 심경’등을 묻습니다. 그럴때마다 이들은 일면 당당한채 큰소리를 치면서도 여러가지 핑계를 대면서 최PD를 피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김재철씨처럼 그 권력 부스러기에서 벗어난 이후에도 과거 자신의 행적 때문에 부끄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전전긍긍합니다.

최승호 PD에게 이들 언론사 간부들은 한때는 같은 일을 했던 선후배 관계였습니다. 간간히 ‘선배님 언론이어셨잖아요? 기자셨잖아요?’라는 사적 질문은 질문이라기 보다는 안타까움의 메아리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사실 영화에 나오지 않은 공범자들이 또 하나 있습니다. 지난 10년 가까이 언론을 비롯해서 사회적인 적폐가 생기게 만든 정권을 뽑아준 우리 국민들 자신입니다.
우리는 너무 나약하고, 비겁하고, 안일했습니다.

jijab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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