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졸혼시대 – 대안 결혼 생활에 대한 고찰

[교보문고]

최근에 탤런트 배일섭 선생님이 언급하기도 한 ‘졸혼’에 관한 책입니다.

졸혼, 결혼을 졸업한다? 이혼한다는 뜻인가? 아니면 별거나 그런거?
처음 이 책에 대해 들었을 때는 이런 혼란스러운 생각들이 많았습니다. 게다가 제가 보수적인 면이 있어서, 기존의 결혼 방식과 다른 이러한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에는 반감이 좀 있기도 했고요. 도대체 결혼을 졸업한다면 대체 뭐하러 결혼을 했는가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실제로 배일섭 선생님의 예도 그렇고 사람들은 졸혼이라는 개념을 단순히 별거와 동일한 면으로만 보는 것 같습니다. 저도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별거의 또 다른 말 정도로 생각했지만, 그렇지만은 않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오히려 책 제목에서도 쓰인 ‘졸혼’이라는 말이 현재의 결혼과의 단절을 의미하게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혼란을 주었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여기에 나온 사람들은 결혼 생활이 끝난 게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을 서로와의 합의로 자신들에게 맞게 적응해 가는 과정처럼 보였습니다.

책에는 여러 커플들의 사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단순히 거주지를 시작으로 모든 생활을 별개로 따로 사는 개념이 아닌, 그들 나름대로 같이 할 부분은 함께, 따로 할 부분은 따로 존중하는 식으로 나누어가는 과정들을 그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가족은 반드시 모든 걸 함께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같은 걸 가지고 있습니다. 외식을 할 때 4인 가족(가장 표준적인 도시형 가족 형태)이 꼭 함께 식당에 가고, 휴가 역시 같은 날짜와 장소를 공유해야 한다는 식이지요. 하지만, 가족 구성원들 각자마다 사정은 매우 다를 겁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단지 가족의 구성원이라는 이유만으로 단일성만을 강요하는 건 폭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게다가, 이 단일성을 강요하는 주체는 가장. 즉, 아버지 역할을 하는 구성원이라는 점이 문제입니다.

졸혼에 나오는 가족들의 공통점은 바로 이 가부장적인 가장이라는 요소를 가족들이 함께 뛰어 넘는 걸로 부터 시작한다는 점입니다. 집안의 아버지가 반드시 높은 어른일 필요 없이 가족 모두의 생각과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알고 있는 별거와는 전혀 다른 개념의 가족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구태여 이름을 붙인다면 대안 결혼 생활 혹은 대체형 결혼 생활이라고 할까요?

이 책은 아마도 저를 포함해서 기존 남성들에게는 조금 불편하게 읽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 가부장 중심의 결혼체계에서 가장 수혜를 입었던 게 남성이었다는 점을 자각한다면, 이 책에 나온 가족 형태를 어느 정도는 받아들일 수 있을 겁니다. 남성분들은 이 책이 결혼 생활에 종지부를 찍는 게 아니라, 기존의 잘못된 결혼 생활형태를 바꾸어 간다는 측면으로 읽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사례로 나온 부부들이 지식 수준이 높은 중산층에 한정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안 결혼 생활을 고민하려면 생활과 지적인 여유가 필요하긴 하지만, 조금 더 평범한 가정들(일반 서민들)의 사례는 없었을까라는 점이 아쉽습니다.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고 난 뒤에 가족에 대한 생각을 잠시 다시 해 보았습니다. 과연 스스로 가족들을 존중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말이지요.

jijab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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