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코르뷔지에 전시회 – 대중을 위한 화가가 된 건축가

전시회 소식 듣고 벼르고 벼르다 결국 전시회를 찾아 갔습니다.
유명 건축가라서 그런지 아니면, 휴일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수 많은 인파에 잠시 질리기도 했습니다.

르코르뷔지에가 이렇게 유명했었나? 뭐, 안도 타다오의 스승격이니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지만… 30분을 줄 서서 입장하는 건 상당한 경험이었습니다. 앞 뒤로 서 있던 분들이 같이 오신 분들에게 건축가이자 화가인 이에 대해 여러가지 설명을 하는 걸 듣고 있어서 그렇게 심심하지는 않았습니다.^^;

오늘 날의 아파트의 원형이 된 유니 떼 다비따시옹을 비롯해서 여러 가지 건축 설계에 관련된 그림들과 도면들이 선보인 전시였습니다. 전시 섹션 후반부에는 건축가로만 알고 있던 르코르뷔지에의 화가로서의 야망을 드러내는 작품들이 주를 이루었는데, 습작들을 비롯해서 작품활동을 했던 것들이 고스란히 건축에 응용되는 걸 보고 있자면 놀랍기만 합니다. 르네상스 시기의 레오나르도 다빈치같은 모습이랄까요?

하지만, 살아 온 시기가 바로 큐비즘으로 유명한 피카소와 같았으니(게다가 친구… 잘나가시는 분들은 역시 친구도 남다르군요.), 화가로서 명명을 떨치는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건축가로서의 아우라가 너무 커서 인지 화가로서의 르코르뷔지에가 드러나기는 점점 더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인간을 위한 건축이라는 그의 생각은 그림을 그리는 화가로서가 아니란 건축을 하는 다른 형태의 화가로서 크게 개화한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전시회 내내 비례에 대한 집착에 가까운 연구 습작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는 뛰어난 화가이자 동시에 건축라는 걸 점점 더 느낄 수 있었습니다. 면적과 공간에 대한 효율적인 배분은 회화든 건축이든 아름다움의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에 복원된 그의 말년에 지은 집 복원 모델(무려 이태리 장인들이 1cm도 틀리지 않게 한땀 한땀 정성들여 조립했다고 합니다.)안에 들어서면 정말 그의 건축 설계관에 대한 정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1미터 조금 넘는 좁은 복도를 지나 곧바로 나오는 방은 도저히 4평이라는 숫자상의 작은 공간으로 느껴지지 않는 곳이었습니다. 그가 연구하고 개발한(아인슈타인도 인정하신) 인간 신체를 기준으로 한 비듈러에 의해 건축된 집 안은 더도 말고 덜도 않은 딱 알맞은 생활형 공간 그 자체였습니다. 공간에 대한 인간의 느낌이 꼭 절대적인 크기만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는 걸 공감했습니다. 전통적인 책의 디자인도 나름대로의 비율적인 디자인 체계가 있는데, 전자책에도 이런 부분에 대한 연구를 해 볼 가치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jijab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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