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중쇄 미정 – 생활속 모습같은 출판사 이야기

인기있는 일본 드라마의 원작이 되기도 했던 ‘중쇄를 찍자’처럼 책을 만드는 출판사 본연의 이야기를 담은 스토리는 제법 되는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 출간된 소설 출판 24시라든지, 한국 드라마 ‘반짝 반짝’이라든지. 20세기의 출판사에 대한 묘사는 뭐랄까 조금 빈궁하다고 할까요? 그런 것에 비하면 최근에 나오는 출판사를 다룬 콘텐츠들은 뭔가 먹물 가득하고 열정도 함께 가미된 듯한(중쇄를 찍자처럼, 한국이라면 매끄러운 남녀 관계를 보여주는 로맨스가 들어가든지) 모습을 보여줍니다.

네, 정말 현실과는 조금 거리가 있어 보이는 모습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나 출판사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라면 가공의 이야기들을 보면서 ‘저건 좀…’이라는 부분도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 중쇄 미정은 그런 면에서 화려한 장신구도 덜어내고, 화장도 지워낸 맨 얼굴 그대로입니다. 그림체 자체도 콘티 단계인가 싶을 정도로 단순한 선들로 구성되어 있을 정도로 굉장히 수수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알고 있듯이 출판사 뿐만 아니라 저마다의 직장에서의 일은 굉장히 무미 건조하게 느껴집니다. 우리의 일생이니까요. 게다가, 직장인인 우리들은 상당수가 해당 직종에 대한 열정(출판사라면 중쇄를 찍자의 쿠로사와처럼)을 불태우는 주인공이 아닌 그날 그날의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와 점심 식사나 담배같은 소소한 즐거움을 찾는 사람들이지요. 당연히 해당 직종의 빛나는 모습만을 다룬 이런 스토리에 약간은 거리감을 두고 싶은 건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중쇄 미정(제목 조차도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많은 책들은 중쇄를 찍지 못하지요.)의 이 책은 다소 심심할 듯한 맨 식빵같지만, 질리지 않는 맛이 있습니다.(물론, 출판사 관계자만 그럴지도 모르겠지만요.) 출판 과정을 한 단계씩 보여주면서, 그 과정에서 충돌하는 각 담당자들(영업, 편집, 마케팅 등등)의 모습은 규모에 관계없이 현실의 출판사에서 흔히 보는 모습들입니다. 가끔은 논쟁이 심화 되는 경우도 있지만, 이게 다 책 한 권 더 팔아 보겠다는 서로 간의 공통점과 그에 반하는 입장차이에서 나오는 현상들이기도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놀란 건 저자가 보여주는 건 일본의 출판 모습인데, 한국의 출판사와도 매우 똑같다는 점입니다.
사람 사는 곳은 다 같다는 걸까요? 아니면… 동아시아는 이렇게 출판한다는 걸까요?…^^; 이 책을 덮으면서 남는 의문 하나는 이거네요.

jijab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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