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잭… 지나간 미래에 대한 단상을 담은 90년대 영화

출처 : 다음 블로그(http://blog.daum.net/jijabella/18350480)

몇 년전에 1,000원도 안되는 말도 안되는 가격으로 판매되는 걸 집어왔던 녀석입니다. 90년대 향수가 물씬 풍기는 영화입니다.^^; 원제는 불사판매 주식회사라는 SF소설입니다. 제목인 프리잭은 그 주식회사에 판매하는 과거의 인간을 지칭합니다.

IMDB에서 가져온 DVD표지만 봐도 대충 어떤 영화일지 감이 오지 않나요? 양들의 침묵으로 당시에 한창 주가 올시던 안소니 홉킨스 할아버지 등장해 주시고, 70년대 롤링썬더스의 보컬 믹재거 아저씨에, B급과 A급 영화를 왔다리 갔다리 하셨던 르네 르소 언니(최근에는 토르 어머니로 나오신걸 보니 참 세월이 무상합니다.)에 새끈한 얼굴의 에미릴오 에스테베즈까지.

그런데! 이 영화의 시대 배경이 언제인지 아시나요?

무려 2009년입니다! 제가 백수 생활의 거의 막바지를 구르던 시기이기도 하고, 이미 5년도 훨씬 전에 지나간 과거가 이 영화에서는 미래로 나옵니다.

이런 영화의 잔재미는 지금 우리의 시간대에서 지나간 미래에 대해서 과거에 어떻게 상상했는지 보고, 낄낄대면서 웃는데 있습니다. 네, 좀 저질스럽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이런 시간적인 차이에 의한 본의 아닌 개그 요소는 좀 웃기긴 합니다.^^;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는 그런 면에서 제목처럼 정말 만렙 찍은 듯 하기도 하지만, 영화 자체의 무게감이 장난 아닌지라 섣부르게 웃는 분들은 아마 없을 겁니다. 여담이지만, 예전에 SF동호회에 잠시 있었을 때 이 년도때문에 저는 SF쓰는게 좀 두렵지 않냐라는 말을 하기도 했었지요.(철이 없어서.^^;)

90년대에 미래를 담은 영화들은 이 작품처럼 대부분 암울한 디스토피아를 그리고 있었습니다. 터미네이트 시리즈는 80년 1편과 더불어 90년대의 편에서도 마찬가지로 스카이넷에 지배되는 미래를 묘사했지요. 아마도 세기말이 가까워졌기에 이런 류의 작품들이 당시에 많이 퍼졌던 것 같습니다.

정점은 아마도 1999년의 매트릭스가 될 겁니다.(재미있게도 프리잭의 10년전 세상에 개봉되었네요.^^;)

이 시대 영화들의 세기말은 단순히 컴퓨터와 기계에 의해 지배되는 세계를 말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보다는 서서히 그림자 지워지는 미국의 미래(대부분 미국 영화가 주류라고 봐서..)에 어떤 알 수없는 두려움(그리고 2000년도에 뻥하고 여러 버블들이 터지면서 사실로 드러났지요.)을 그리고 있습니다.

돈으로 과거의 인간을 시간여행으로 데리고 와서 그 신체를 사고파는 행위는 자본주의에 대한 은유로서는 그 동안 너무도 많이 써먹었던 소재입니다. 하지만, 미국도 그렇고 사람을 돈으로 사고 파는 노예 제도가 없어진게 근 200년도 안된다는 사실을 고려해 보면, 자본주의의 여러 재화 형태로 사람을 거래한다는 설정은 과거의 잊혀져갈만한 공포를 자극한 요소이기도 합니다.

주인공 알렉스가 도망치다가 우연히 만난 흑인 노숙인이 미국의 몰락에 대해 은유적으로 설명하는 장면은, 이러한 당시 분위기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런 영화의 미덕은 그저 총 빵빵 쏘고, 겁나게 뛰고 구르고, 차 좀 뒤집어 엎어 주다가 나중에 주인공들이 키스하면서 해피엔딩을 맺는 겁니다. 하지만, 90년대 영화가 사랑스러운 건 그래도 그 와중에서도 요소 요소에 앞서 언급한 조금 후까시 잡는듯한 장면들을 넣는 다는 점입니다.

영화에서 말하는 부자들과 가난한 자들의 양분화된 시대는 지금 시대에 그대로 적용되고 있으니 참, 새삼 영화의 위대함을 깨닫는 동시에 씁쓸해기도 합니다.

jijabella

About 이 광희

이 블로그의 운영자

답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You may use these HTML tags and attributes:

<a href="" title=""> <abbr title=""> <acronym title=""> <b> <blockquote cite=""> <cite> <code> <del datetime=""> <em> <i> <q cite=""> <s> <strike> <str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