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안 미로 특별전 – 한 예술가 추구했던 추상의 극한

우연히 SNS에서 후안 미로 특별전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주말에 세종 미술관에 갔습니다.
미술에 대해 그렇게 많이 알지 못하는 지라 그저 SNS 지인들의 집단 지성(?)을 믿고 찾아 갔습니다. 매번 미술관에 들어서면 살아 있는 양자 컴퓨터같은 예술가들의 결과물에 감탄하면서도 그 난해함에 혼비백산 나오기 일수였습니다.(당연히 누군가 양자 역학을 집중적으로 설명하려고 든다면 비슷한 심정이 들겁니다…) 게다가 추상화의 대가라니 이번 미술관 꽤나 난제겠군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입구 부근에 있던 설명문에 호안 미로는 특별히 자신의 작품에 제목을 잘 짓지 않았다는 점이 눈의 띄었습니다. 제목을 지으면 감상을 하는 사람들이 그 틀에 맞추어 자기 그림을 해석 할 까 호안 미로는 염려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무제라는 작품들이 많고 제목이 붙은 일부 작품들도 상당수는 미술상들이 판매를 위해 나름대로 해석해서 지은거라고 합니다.

전시장을 돌아다니면서 그런 모습이 자주 보였습니다. 가족끼리, 연인끼리 서로 그림을 보며 ‘저건 닭같이 보이네’, ‘저건 물고기인가?’라며 저마다의 생각을 주고 받는 모습들이 종종 눈에 띄었습니다. 어쩌면 저처럼 머리가 딱딱하게 굳고 뭔가 의미가 있다고 해석을 하려는 딱한 사람들에게 한 방 먹인 전시회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닭이든 물고기든 화가의 생각의 통로를 지나 손길에서 흘러나온 작품들은 그냥 그 존재로도 빛나 보이는데 말이지요.

일본 서예의 영향을 받은 후기 작품을 제외하면 상당수 작품들에 빨강, 파랑 등의 원색이 디자인 포인트처럼 섞여 있는게 개인적으로는 인상 깊었습니다. 얼마 안되는 색과 얼마 안되는 자못 낚서처럼 보이는 선의 조합으로 저런걸 만들 수 있구나 싶으니까요. 얼마 전에 보았던 멘디니 전시회장의 입구를 지키던 인간 기둥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문득, 폰트 사용에 제안이 있고, 레이 아웃을 위한 선과 면적 사용에도 어려움이 따르는 전자책에 대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호안 미로 같은 대가가 전자책 디자인을 한다면 어떻게 했을까?

jijab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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