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공동체를 꿈꾸다. – 사람들은 어떻게 책을 읽을까?

요즘 제 고민은 어떻게 하면 전자책을 더 잘 팔 수 있을까입니다.
KPC 체제 안에서는 서점에서 제시하는 여러 프로모션(주로 10% 할인을 주무기로 하는)에 쉽게 응할 수는 없지만, 최근에는 이런 저런 시도를 해보고 있습니다.
교보문고 같은 경우에는 새로운 인력들로 재구성되면서, 이런저런 협업도 최근 많이 시도해 보기도 했습니다.(이런 기획전 이벤트 같은 것도 : http://digital.kyobobook.co.kr/digital/eventTemplet/eventTempletMain.ink?tmplSeq=1882&_bn_pc_main)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드는 욕심이랄까요? 욕망은 누군가의 도움 혹은 협력이 아닌 내 스스로 혹은 출판사 스스로 책을 팔 수는 없을까라는 점이었습니다.
유통채널의 부재는 플랫폼을 이용하는 전자책에서는 그 어려움이 덜하게 되기는 하지만, 여전히 기존 서점형 노출 환경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 들어서 연재나 네이버 포스트/카카오 브런치 등에 의한 마케팅 방법도 살쳐보기도 했지만, 어쩐지 제 욕심(욕심이겠지요. 아직은)에는 독립성을 가지지 못하는 방법들처럼 보였습니다. 물론, 이런 마케팅이 전혀 무용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 외에 출판사 혹은 저자와 같은 콘텐츠 생산자가 자립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싶었습니다.

최근 복각판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소와 다리 출판사의 인스타그램은 그런 면에서 하나의 예시가 될 것 같습니다. sns라는 매체가 아니라(요즘 sns하지 않는 출판사는 드물지요.) 이를 통한 독자와의 교감이랄까, 팬덤을 형성하는 모습에 놀랐습니다. 한 번은 김동금 대표님을 모임에서 뵐 때, 웬 빵을 하나 받아 오신걸로 기억합니다. 열렬한 독자분중 한 분에게서 선물로 받은 거라고 하던데, 그 정도로 특정 출판사와 독자와의 친밀도가 높을 수도 있구나 싶었습니다. 이런 끈끈한 관계를 가진 또 하나의 출판사는 북스피어가 아닐까 싶습니다. 독자들을 모아 창고 작업을 시키는 악명(?)도 가지는 출판사인데, 여러가지 깨알같은 이벤트를 볼 때마다 느끼지만 사장님의 아이디어의 끝을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앞 이야기가 길었는데 결국 이 전시회를 간 이유도 사실은 그런 세속적인 이유가 주였습니다. 북스피어나 소와 다리가 가지는 팬덤은 단순히 기발한 이벤트에만 기인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근본적으로 콘텐츠의 근간이 되는 책이 있고, 그 책을 찾는 독자들을 찾아내고 관계를 맺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진행되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한빛 미디어나 에이콘, 인사이트의 책들은 중상급 개발자들이 믿고 추천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러한 것들도 어떻게 본다면 독자와의 관계 맺기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어디까지나 책 만들어 팔아야 되는 사람의 입장에서 이야기했지만, 그렇기에 더욱 더 이 전시회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마침 일요일에 시간이 되서 찾아 갈 수 있었습니다.(다행히 일찍 기상해서…ㄱ-)

서울시 도서관의 기획 전시실의 조그만 공간에서 진행하는데, 책에 대한 관심이 큰 사람이 아니라면 찾아오기는 쉽지 않을 것 같기는 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살고 있는 저마다의 동네에서 풀뿌리 식으로 구성된 독서 동아리들의 활동은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목소리를 내는 것 같았습니다. 각 지역 및 동아리별로 전시회에 보인 책들의 성격이 뚜렷하게 차이가 나는 건 당연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요즘처럼 베스트셀러에만 집중하는 흐름에서는 좀 신선하게 보였습니다.

제가 주목한 건 동아리및 단체들의 연혁및 활동 내역 등을 담은 신문 기사 복사본들이었습니다. 해당 동아리들이 어떻게 생겼고, 책을 선정하는 기준이나 운영 등에 있어서 애로사항은 어떤 것이었는지 등을 간접적이지만 알 수 있었습니다.

전시회를 다녀온 뒤에 책(길벗 책이요.^^;)을 강요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읽게 만드는 방법에 관한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해답을 찾은 것도 아니고, 여전히 안개 속에서 손을 뻗고 눈을 크게 뜨고, 귀를 열고 주의 깊게 들어 보려고 노력하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고민의 방향성을 정했다는 것만으로도 이 전시회를 간 건 의미가 있었습니다.

책 관련 일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서둘러서(7월 3일 마감) 한 번 방문해 보시는 게 어떨까 합니다. 잠시 둘러 보는데 그렇게 긴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 같지만, 적어도 사람들이 어떤 책을 왜 선택하는가에 대해서는 조금 알 수 있으니까요.

jijab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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