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우주 비행사의 지구 생활 안내서 – 한 인간의 꿈을 향한 오딧세이

아이북스 : https://itunes.apple.com/us/book/astronauts-guide-to-life-on/id671019072?mt=11

어린 시절에 가장 좋아했던 미국 드라마 장르는 SF였습니다. 최근에 리메이크가 된 V나 오토맨이 제가 좋아했던 드라마였습니다. 이후로는 제 3의 눈을 정말 좋아했었는데, 이 시리즈는 오래 못가더군요.^^; 청소년이 되어서는 조금은 오락적인 면이 많이 제거된 ‘스페이스’라는 드라마가 인상깊었습니다. 당시에 위인전으로 읽었던 로켓 박사인 폰브라운과도 연계된 이야기라서 그랬던 것 같네요.

우주는 SF처럼 인간의 상상력과 동경심, 모험심을 자극하는 뭔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같은 학구파(?)는 로켓 과학자와 그가 만든 로켓의 원리에 끌리고, 다른 이들은 로켓을 이용해서 모험을 떠나는 쪽을 선택하곤 합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사람의 일대기를 담은 책입니다.

이 책은 1부 발사 준비, 2부 이륙, 3부 지구 귀환의 3단 구성으로 되어 있습니다.

논술적이고 이성적인 글을 전개할 때 많이 사용하는 구성인데요.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우주 비행사로서의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중심인 2부에 배치하고, 앞에는 우주 비행사가 되기까지의 여러 경험담을, 3부에는 은퇴 언저리의 회환을 적고 있습니다.

이 구성은 또한 보통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었거나 겪게 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치열한 준비 과정, 본 무대에서의 활동과 활약, 이후 은퇴 혹은 하강기에 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자칫 우주 비행사라는 영웅의 삶을 가지고 쓴 자기 계발서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아이북스에서는 카테고리 분류가 무려 개인 자산 관리…ㄱ-), 저처럼 소년 시절에 잠시라도 우주에 빠졌던 사람들이라면, 저자인 크리스 해드필드 대령의 분투기가 더 흥미진진했을 겁니다.

트윈 스피카나 우주 형제처럼 우주 비행사들의 땀과 노력을 담은 작품들은 어쩌면 해드필드의 삶 그 자체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우주 비행사가 되기 위한 준비 과정을 주로 다루는 1부에서는 매우 담담한 어조로 힘든 훈련 사항들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가장 힘든 건 육체적인 면보다는 언제 저 높히 올라갈 수 있을지, 막연한 기대감과 매번 무너지는 희망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 내내 해드필드의 어조는 매우 담담합니다. 간혹 익살스러운 표현을 해대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군기가 바싹 든 시절의 풋풋한 냄새가 뭇어나오는 부분이 1부입니다. 간간히 우주 왕복선을 타고 우주 비행단에 참가한 풋내기 시절의 감상들이 주를 이룹니다. 본격적으로 우주 비행사로서의 역할을 이때까지는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저자 스스로 말하고 있습니다.

항상 제로인 사람이 되자라는 게 이 당시 해드필드의 모토였다고 하네요. 아무리 잘난 사람도 조직에서 초기에는 플러스적인 사람보다는 마이너스적인 사람이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자신은 적어도 마이너스는 아닌 제로인 사람(그렇다고 있으나 마나한 사람이라는 이야기는 아닌.^^;)이 되겠다고 결심하고, 이를 위해서 팀에 항상 도움이 될 만한 일을 찾아서 배우려고 했습니다.

본격적인 우주 비행사 생활이 소개되는 건 2부 부터인데요. 저자인 해드필드의 마지막 우주비행(ISS 사령관 역까지 맡을 정도로 고참이 되어서 이제 은퇴 직전)이고, 비로소 한 사람의 우주 비행사로 겨우 거듭났다는 표현을 씁니다.

“I was a pilot. I didn’t have much leadership experience to speak of at all. Worse: I was a Canadian pilot without much leadership experience. Square astronaut, round hole. But somehow, I’d managed to push myself through it, and here was the truly amazing part: along the way, I’d become a good fit. It had only taken 21 years.”

일개 캐나다인 파일럿(미국과 소련 우주인들에 비하면 극소수에 포함되는)에 불과했던 저자가 21년의 세월을 지나면서, 비로소 한 명의 우주 비행사로서 임무를 완수했음을 알리는 이 구문이 2부의 마지막을 장식합니다.

21년을 지낸 베테랑만이 할 수 있는 작은 만족의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2부의 분위기는 시종일관 즐겁습니다. 바야흐로 자신의 인생 최대의 전성기를 보내는 해드필드의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저마다 인생에서 이런 전성기가 옵니다. 그렇기에 가장 그 시기가 빛나고 아름답고 즐겁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오죽하면 표지에 우주인이 스케이드 보드를 타고 있습니다!)

이 아저씨가 얼마나 재미있게 보냈지는 다음에 링크된 동영상을 보시면 잘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우주인이 양치질하는 방법입니다. 저는 비위가 약해서 마지막까지 보고 있기는 힘들었습니다.-_-a

3부에서는 2부에서의 환희를 접고 귀환후와 은퇴 전후를 다루고 있습니다. 지구에 귀환하자마자 중력에 영향으로 쇠약해진 몸에 관한 이야기를 서두에 꺼내는데, 이는 인간의 생노병사의 후반부와 일반적인 노년 은퇴라는 면을 은유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해드필드는 1부에서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은퇴 생활을 담담히 받아 들입니다. 2부에서 언급되었던 우주 비행사로서의 최고 생활은 잠시 스쳐지나가는 순간이라는 걸 인정하는 과정이 간략하지만, 잔잔히 그려져 있습니다.

한 사람이 우주 비행사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채, 인생의 여정을 항해하는 과정과 도착지에 닿았을 때 자쳇 빠지가 쉬운 목표 상실의 허무함을 이겨내는 과정이 바로 이 책의 내용입니다. 우주비행사에 관해 궁금하신 분들에게도, 인생의 목표 달성을 위한 준비 과정에서 흔들리는 분들에게도 어느 정도 도움외 될 것 같습니다.

사족으로, 처음 이 책을 집었을 때는 ‘흔한 미국 우주 비행사’ 이야기인가라고 생각했는데 왠걸! 캐나다인이었습니다! 캐나다도 우주 비행사를 배출했다는 걸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된 셈이지요. 아울러, 우리가 미처 모르고 있었지만, 미국외에도 여러 국가의 우주 비행사가 존재하고 있고, 상당히 교류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도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2부 말미에는 이소연씨(먹튀 논란이 있던 분이지만)에 관한 언급도 조금 나옵니다. 우주선 귀환의 어려움과 위험에 관한 서술 부분입니다. 해당 부분을 읽어 보면 이소연씨도 당시에 나름 큰 고생과 위험을 감수했던 걸 알 수 있었습니다.

jijab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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