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실버다이아몬드 – 운명에 당당히 맞서기 위해서

2004년 7월 20일.

실버 다이아몬드 1권 한국판이 발행된 날입니다. 그 당시 1권의 가격은 3,800원. 27권 완결된 책의 발행일은 2013년 6월 30일. 10여년이 지나서 물가도 올라 5,000원.

세속적인 계산법이지만 하나의 이야기가 완결을 짓기까지 걸린 시간의 흔적들입니다.

수기우라 시호의 전작인 얼음 요괴에서와 마찬가지로, 예정지어진 운명에 처절하게 몸부림치는 주인공들을 보는 건 전혀 낯설지 않았습니다.

전작이 악다구니로 운명을 돌파한다면 이번 작에서는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담당하게 운명을 받아들이고 저항하는 인물들을 볼 수 있습니다.

정해진 큰틀의 운명은 담담하게 받아들이겠지만, 그 과정에서 겪어 나가는 디테일에서는 철저하게 반항하는 모습이랄까요? 세계의 멸망을 막은 건 어쩌면 그런 작지만 치열한 저항때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10여년 간이나 연재해 오면서 작품의 텐센이 떨어질만도 했거만, 그런 점을 찾아 보기 어렵다는 점은 놀랍습니다. 얼음 요괴에서처럼 매회 복선을 깔아 놓고, 마지막에 한 꺼번에 터트리면서 마무리 짓는 것도 변함이 없어서 좋네요.

후반에 나레이션이 조금은 과도한듯 싶어도 이런면들 때문에 전혀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길게 연재된 이야기의 마지막 권을 열어 보는 건 언제나 복잡한 심경이 들게 합니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를 떠나 보내는 것 같으면서도, 사실은 제대로 된 완결에 대한 해갈을 들어 주니까요.

다시 한 번 작가님의 새 작품을 기대해 봅니다. 역시나 10여년 정도의 시간이 또 걸리겠지만, 그건 또 나름대로의 즐거움이겠지요.

jijab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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