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그림 여행을 권함 – 즐겁게 마음을 정착해 가는 노마드의 삶

출판사 직원이 되면서 겪는 즐거움중 하나는 동종 업계 분을 만날 때 간혹 책을 선물받는 겁니다.

전자책 부분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민음사 윤팀장으로부터 선물 하나를 받았는데 바로 이 책입니다. 저하고는 거리가 먼 테마가 두개나 얽혀 있는 책이라서 처음에는 약간 주저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여행보다는 집에서 잠을 1시간이라도 더 자고, 그림은 초등학교 매 학년마다 담임 선생님들이 “넌 그냥 포기해라”라고 할 정도로 형편없었거든요.^^;

그래서, 처음 이 책에서 작가분이 말씀하신, 남을 의식하지 말고 자유롭게 그려라는 말씀에 슬그머니 반발심도 들었더랍니다.

이건 뭐… 마치 밥 아저씨가 “어때요? 참 쉽지요? 여러분도 여유를 가지고 자유롭게 그리다 보면 이렇게 그리실 수 있을 거에요.”라는 늬앙스 같았으니까요.

저는 디자이너와 예술가들을 참 존경스럽게 봅니다. 저에게는 없는 재능과 분야에서의 활약성을 그 분들은 너무도 손쉽게(나름 창작의 고통들이 있겠지만) 보여주시거든요. 매우 경탄스러운 자연 풍경을 보듯이 그분들의 창작품에 감동하는 거지요.

그런 분들에게 불경스러운 마음을 가질때가 딱 하나 있는데, 바로 이런 말씀하실 때입니다.^^; 아직 저같은 손재주 잼병을 못 만나 보신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작년에 캘리그래피 수업을 받을 때도 지도 선생님께서 매우 걱정하셨을 정도였거든요.

“광희씨는 열심히는 하는데…”

어쨌든 저자분의 바람과 달리 저는 이 책을 다 읽고, 여행을 가서 현재 그림을 그리고 있지는 않습니다. 대신, 경의로운 또 하나의 창작자의 여정을 책이라는 화폭을 통해서 감상해 나가고, 그 느낌을 서툴게 적을 뿐입니다.

저자인 김한민씨는 매우 낙천적인것 같습니다. 책이 진행 되는내내 매우 나이브하게 마치 근처 동네를 마실 나가듯이 해외 여행을 다니는 느낌입니다. 김한민님씨 자신의 이력이 해외 생활에 친근한 것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여행지 곳곳에서 맞닥트리는 어려움에도 별 다른 동요없이 받아들이시는 것 같더군요.

“와! 이분 멘탈이 갑이네.-_-b”

뭔가 빠트리고 여행을 떠나도 곧 잊고, 즐겁게 현재를 즐기시는 모습이 책에서 종종보입니다. 집에 물이 새는 와중에 여행 일정이 잡혀도, 곧바로 잊고 다녀오시는 장면도 있는데, 솔직히 저 같은 사람은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지요.^^;

아마도 그런 낙천적인 성격이 요즘처럼 빠른 것만 바라는 시대에서도 그림이라는 다소 슬로우한 행위를 할 수 있게 된 원동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방법도 일반적으로 현장에서 촉박하게 그린다기 보다는, 나중에 기억을 더듬어서 러프하게 시작해서 다듬어 가는 방법을 선호하신다고 하네요.

그 설명을 들으니 뭔가 크게 얻어 맞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그렇게 많은 곳을 간 건 아니지만, 여행을 가서 아무 생각없이 자동적으로 사진만 박고 오느라 급급했던건 아닌지. 그나마도 귀찮아서 그냥 설래 설래 눈길로 쓰윽 보고 오는 정도가 지금까지 제가 한 여행들이었던것 같습니다.

보고 듣고 느낀걸 다시 시간을 내서 정리해 기록한다는 것은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그림 여행을 권하는 이 책에 얼마나 많은 분들이 따를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저자분의 낙천적인 성격 10분의 1만은 받아 들인다면 좋겠습니다. 요즘처럼 다들 팍팍한 생활이 조금은 여유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jijab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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