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사람 냄새… 삼성인들에게 없는 것 중 하나…

어렴풋하게나마 듣던 이야기였습니다. 삼성 반도체 노동자 분이 백혈병 투병중 사망한 소식은.

안타깝고 화가 나는 일입니다.

저 역시 짧지만 반도체 관련 업종에서 일했고, 삼성을 ‘갑’으로 둔 철저한 ‘을’의 입장에도 처해 봤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내내 공분을 함께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부재인 ‘삼성에 없는 단 한 가지’는 인간성에 대한 우회적이며 은유적인 표현입니다. 이 책은 고 황유미씨의 투병 과정과 그 이후의 그녀 아버지의 투쟁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림 자체가 투박하며 조금은 냉정하다 싶을 정도로 철저하게 현실적인 모습을 담음에도 불구하고, 필체에 대한 냉혹함 보다 더 섬뜩한 것은 바로 부제와 마찬가지로 사람 냄새가 나지 않는 삼성의 태도입니다.

삼성 공화국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현재 삼성의 존재는 위협적입니다. 일개 회사가 대한민국에서 초법적인 굴림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와 마찬가지로 삼성을 갑으로 모셔본 하청 회사들은 그들의 잔인한 단가 인하 요구와 무리한 납품량 등에 치를 떨어 보셨을 겁니다.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등에 진 삼성 직원들의 횡포 사례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요. 그럼에도, 이들 삼성 직원들 사이에서도 갑과 을 관계같은 펼쳐지며, 최종적으로는 자신이 자부심을 느꼈던 그 삼성으로부터 철저하게 유린당하는 지경까지 가기도 합니다.

백혈병에 걸린 황유미씨 가족에게 삼성은 끝까지 산재로 인정할 수 없다고 우깁니다. 반도체와 백혈병과의 역학 관계는 밝혀지지 않았다는 근거를 대면서. 우기는 강도는 점점 더 거세져서 이제는 황유미씨의 아버지에게 협박에 가까운 폭언을 하는 수준까지 가는 장면도 묘사됩니다.

환경단체의 역학 조사를 위한 파견을 앞두고, 삼성은 공장을 전면적으로 보수하면서 증거를 은폐하기까지 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삼성 반도체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황유미씨와 같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 이야기는 산업재해를 인정받으려는 노동자 가족과 이를 거부하는 회사간의 대립이라고만 치부할 수 없습니다. 근본적으로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 끔찍한 비극입니다. 한 인간의 죽음이 회사의 금전적인 이익과 동등한지 저울질하는 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사람에 대한 존귀함을 외면하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은 황유미씨의 떠나는 길을 다시 한번 보여줍니다. 그리고, 생전에 고인이 찍어 둔 사진을 함께 컷으로 배치합니다. 그리고, 여전히 살아 있다면 만화의 마지막 장면처럼 꿈많은 젊은 시절을 보냈을지도 모를 한 사람의 인생을 보여주는 것으로 막을 내립니다.

이 문제는 여전히 끝나지 않고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을 작가는 말하고자 하는게 아닐까요?

jijabella

About 이 광희

이 블로그의 운영자

답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You may use these HTML tags and attributes:

<a href="" title=""> <abbr title=""> <acronym title=""> <b> <blockquote cite=""> <cite> <code> <del datetime=""> <em> <i> <q cite=""> <s> <strike> <str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