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의자놀이-생명을 담보로 한 잔인한 게임에 관해…

아이북스 주소(미국 계정 필요) : http://itunes.apple.com/us/book/uijanol-i/id553769150?mt=11

함께 일하는 협력업체인 다이피아 배진성 대표님으로부터 어느 날 괜찮은 책을 만들게 되었다는 연락을 받은 게 지난 달이었던 것 같습니다. 과연 어떤 책의 전자책 제작 작업을 맡으셨을까 궁금했는데, 얼마 안있어서 곧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서 아이북스에 올라갔다는 소식을 엊그제 페이스북에서 듣자마자 바로 구매해서 읽어 보았습니다.

이미 읽어 보신 분들도 계시고, 여러 매체를 통해서 들으셨겠지만, 이 책은 쌍용 자동차 파업에 대한 책입니다. 르포르타주같은 혀가 삘 것 같은 장르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책의 느낌은 작가 공지영의 시각을 통해 그녀의 입을 빌어서 전개됩니다.

어떤 분들은 일종의 문화 권력화나 아이돌화 된 그녀의 네임밸류를 전면에 내세운게 불편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 분들의 입맛에 맞출만한 책은 사실 아닐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에서 작가 공지영은 처음에 노조 분향소에 가는 것조차 꺼리고 창피하다고 시인하고 있습니다. 또한, 쌍용 자동차가 쌍용게 아니라 인도거에요?라고 순진하게(?) 혹은 얼척없이 묻는 부분도 나옵니다.

하지만, 그래서 저는 이 책에 가치를 두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가 얼마나 그에 대해서 무관심했는가를 공지영이라는 입과 가슴, 머리를 빌어서 이야기하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읽게 되는 독자들은 대부분 공지영씨와 마찬가지로 쌍용 자동차 파업에 대해서 그렇게 많이 알지도 못했을 것이고, 큰 관심을 가지지도 않았을 겁니다.(그건 독자중 한 명인 저도 마찬가지지요.)

쌍용차가 쌍용게 아니냐라는 무지에서 부터 출발한 이 책은 그 간 파업의 과정을 하나 하나 더듬어 가면서, 그 동안 무지라는 변명으로 일관해 온 우리들의 양심에 질문들을 던집니다. 파업 과정의 진실을 알면 알수록 슬픈 감정과 함께 두려운 감정도 들게 됩니다.

과연 저게 다른 사람들만의 일일까?

이 책에서 말하는 실체 없는 유령같은 자본의 침식은 노사 관계뿐만 아니라, 자영업과 공공 시설물 사유화에도 광범위하게 뻗어 있습니다.

우리는 사실 그것을 몰랐던 것이 아니라 외면하려고 했던 건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한 편으로는 나는 그 희생자에 포함되지 않았다라는 안도의 한 숨을 돌리면서.

마치, 의자놀이에서 탈락한 한 사람을 보고, 나는 탈락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안도하는 것처럼 말이지요. 하지만, 의자놀이는 한 번에 끝나지 않습니다. 게임은 라운드가 계속 진행되면 될 수록 의자의 개수를 줄여 나갑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마지막 남은 의자 하나에 서로의 엉덩이를 들이 대며 타인을 밀어내려고 합니다. 밀려 나는 사람이 과연 누가 될 것인지는 전혀 알 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는채.

의자 놀이가 진행되면서 가장 즐거운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게임 진행자? 그것을 구경하는 제 3자? 아니면, 이미 탈락하고 멀거니 남은 사람들을 보는 쪽?
확실한 건 아직 게임에 참여한 사람들은 전혀 즐겁지 않을 거라는 점입니다.

과연, 이 잔인하고 미친 의자놀이를 끝내거나 없앨 수 있는 방법은 무얼까요? 책을 읽는 내내 분노를 느끼면서 가슴 한 편으로 이에 대한 초라한 고민을 해 봅니다.

의자를 일렬로 늘어 놓고 반반씩 걸터 앉아… 모두가 앉을 수 있는 미덕을 우리는 발휘할 수 없는 걸까요?
그도 아니면, 의자를 모두 집어 던져야 할까요? 집어 던진다면 과연 그 집단행동을 이끌어 내기 위한 또 한 명의 희생자는 누가 되어야 할까요?

이것들은 짧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리딩을 하면서 내내 드는 중압감 섞인 의문들이었습니다.

jijab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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