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중국식 모델은 없다.

선물로 받은 책을 이제서야 다 읽었네요.^^; 제가 책 읽는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걸 통감합니다. 더욱이 경제 서적은 너무 어렵더군요. 무슨 말인지 모르는게 너무 많아서 눈이 핑핑 돌 지경입니다. 그럼에도 이 책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표지에 깨진 동전 항아리에서 보듯이, 과연 현재의 경제 대국 중국이 가게 될 어두운 미래를 그려 나가고 있으니까요.
물론 이 책은 앞으로 중국이 발전하기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하는 것들-민주화, 자유 보장, 제도 금융(경제서이다 보니 특히 이 부분을 핵심적으로 강조합니다.)-을 담은 책입니다. 하지만, 중국이라는 두 글자를 한국을 대처해도 상당히 들어 맞는 부분이 많습니다. 특히나 80년대에서 90년대의 한국이라는 조금 긴 문장 일부를 넣는다면, 정말 두 국가가 똑같이 보일 정도입니다.

작가인 천주우 교수는 일단 중국의 경제 발전은 더 이상 없을 거라는 다소 파격적인 화두를 던집니다. 이제까지 중국계 인사들이 소위 중화 주의에 입각한 설을 푼것과는 조금 다른 면모입니다. 그리고, 그 이유로 미국식 자본주의의 제도 금융권의 부재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다소 논란적인 부분이 될 수 있는 것이, 현재 중국의 경제 성장은 해마다 급격하게 상승세를 기록하는 것과 달리, 미국은 서브 프라임 모기지라는 초유의 사태 이휴로 경기가 급속하게 내려 앉은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단편적인 부분만 본다면 작가의 말은 괘변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책은 자신의 주장인 미국식 금융 제도의 도입을 위해, 제도 금융(실물 화폐가 아닌, 증권, 펀드 등의 신용 투자 자본 제도)의 역사. 특히 서양의 도입으로 인한 발전에 상당 부분 할애하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내세우고자 했던 주장은 정작 조금만 할애한게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왜 미국이 경제 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으며, 지금의 경제 위기 상황에서도 여전히 초 강대국으로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 조금은 알 수 있었습니다. 물물 교환의 경제가 운송과 그 밖의 여러 물리적인 제약으로 인해 발전이 더딘 반면에, 화폐에서 어음, 신용장, 증권 등의 보이지 않는 화폐의 대용을 제도가 대처하는 선진 금융의 위력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화폐 대용 제도들이 금융권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기 위해 정치적, 행정적 안전장치가 필요한데, 작가는 이것을 민주주의에서 찾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 부분에 문외한인 제가 봤을 때도 미국의 민주주의는 여러 가지 견제와 안전장치로 이루어진 요새같은 시스템같다는 생각을 가끔 하곤 합니다.

이 시스템 주의는 인문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엔지니어적인 필드에서도 적용되는 걸 보면서, 매번 놀라곤 합니다.

각설하고, 이 책에서는 이러한 시스템의 부재와 제도 금융의 미비로 중국의 성장은 곧 한계를 맞이할 것이며, 이를 극복하지 못할 경우 인도를 비롯해서 신흥 개발 도상국들에게 곧 자리를 내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산업 주역은 하청적인 제조업에서 서비스, 금융, 연구쪽으로 간다고 보기 때문이며, 이미 선진국의 산업 분포도도 그러한 양상을 띄고 있긴 합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애플은 자체 생산 공장이 아닌, 중국 업체에 하청을 줘서 생산을 하고 있는게, 두 나라 사이의 대표적인 현재 상황 묘사일 겁니다.

이는 한 때 수출만이 살길이다라는 구호 아래에 제조업 우선 육성에 치우쳤던 한국과 별 반 다를 바 없어 보입니다. 그 과정에서 야기 되었던 여러가지 사회, 정치적, 제도적 모순으로 많은 이들이 희생되었고, 이것이 한국의 전환 과정인 IMF시기에 터져 나와 시련의 시기를 겪게 되었지요.

천교수는 중국 역시 그러한 길을 걷게 될 것이며, 현재의 제도 아래에서는 더욱 더 암울한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는 경고를 날립니다. 사실 한국 역시 아직은 채 선진적 금융이나 서비스,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상황입니다. 삼성이나 LG의 해외 시장 선전에도 불구하고, 그 이면에는 여전히 하청 업체의 고혈을 짜낸 단가 하락으로 얻어낸 가격 대비 성능의 경쟁력이 주 원동력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사회 모순적인 방향이 결국은 현재의 정권을 만들어 냈고, 많은 문제점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지요.

이 책의 미덕은 그런 것이라고 봅니다. 중국이라는 거울을 통해 현재의 한국의 자화상을 그리고, 그 문제점을 찾아 내는 것.

경제관련해서는 너무 아는게 없어서 책의 정수를 다 가졌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하지만, 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은 우리보다 나은가라는 제 의문을 푸는데 조금쯤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와 같은 의문을 가지신 분이라면, 한 번 쯤 읽어 보시는 건 어떨까요?^^

jijab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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