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보바리 부인 – 19세기 막장 드라마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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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자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접하는 콘텐츠는 아마도 고전 문학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신간이 아직 원할하게 공급되지 않는 현재 상황에서, 고를 수 있는 콘텐츠로 자연히 눈이 가기때문이겠지요?

사실 우리는 고전 문학(동화 포함)을 어린 시절 읽은 뒤로는 거의 쳐다도 보지 않습니다. 그저, 인터넷이나 주변 사람들이 말하는 것들을 줏어 들으면서, 나름대로 내용을 알고 있다고 자위할 뿐이지요. 그런 면에서 어쩌면 한국의 특이한(?) 전자책 시장 상황은 전자책 독자들에게 고전을 접할 수 있는 기회 아닌 기회를 주게 되었다고 봅니다.

사실 어린 시절에 이 책을 읽어 보려고(나름 고전이라고 하길래), 서점에 가서 이야기 했다가 “머리에 피도 안마른 것이 어디서 이런 책만 읽으려 하느냐”라는 주인 아저씨의 호통만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 기억 속에 “보바리 부인 = 차탈레 부인 = 애마 부인 = 그 밖이 부인 시리즈”라는 등식 아닌 등식이 성립되어 버렸었지요.-_-a

그렇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쌍팔년도 애마 부인같은 영하를 지금 시각으로 보면, 저게 뭐여 시시해라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마찬가지로 한 때 문학 소년의 꿈을 꾸었던 한 어린이에게 “머리에 피도 안 마른..”운운했던 이 작품도 기실, 노골적인 성애 묘사는 안 나옵니다.

그렇지만, 이 작품이 19금화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파탄 나는 인생을 굉장히 적나라하게 다루었다는 점입니다. 옷을 검소하게 입는다고만 19금은 아니라는 말씀이지요.한 허영기 있던 평범한 여자가 어떤 식으로 타락해 가고, 급기야는 어떻게 파국을 맞는지를 너무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아직 연배가 적으신 분들이 읽기에는 다소 부담이 갈 수도 있는 내용이라는 생각도 듭니다.(저도 나이 먹은 모양인듯.^^;)

요즘 유행하는 말로 “현실은 시궁창”이라는 평가가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이 작품은 19세기의 여러 쁘띠브루주아들의 군상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인공 보바리 부인인 엠마의 허영기 가득한 모습이라든지, 그런 그녀의 마음에 들고자 끊임없이 노력하지만 교양이 부족한 남편 샤를르, 선동가적인 기질의 약제사 오메, 엠마의 정부들인 레옹과 로돌프 등.

한결같이 막장 드라마에 나오는 전형적인 모습들을 보여줍니다. 소설이라는 장치적 특성을 감안한다면 다분히 과장된 면이 없지 않아 있겠지만, 당시 쁘띠브루주아의 어리석은 선민 의식과 민중을 위하는 척하면서 기실은 귀족이나 브루주아같은 권력층에 속하고자 하는 욕망을 읽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막장 드라마를 욕하면서도 보는 것은 바로 이런 특징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뭐 저런 거지같은 경우가 다 있어?라고 하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온갖 욕심과 욕망과 욕정들이 결국은 현실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으니까요. 또한, 어쩌면 우리 자신이 그런 막장스러운 인물들의 한 측면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소설의 작가인 플로베르는 ‘일물일어설’이라는 문학 시험에 자주 나오는 말을 남긴 사람입니다. 하나의 대상을 설명하고 묘사하는데 적합한 말은 오직 하나라는 뜻입니다. 보바리 부인을 읽으면 작가가 이 생각을 바탕에 두고 얼마나 고심했을지 짐작이 갑니다. 즉, 여기 나오는 인물들은 책에 적혀 있는 문장 외에는 다른 묘사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그 면모를 응축해 가지고 있습니다.

작중 엠마에 관한 설명한 문장들과 대사를 보면, 허영기의 지존이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나이 서른을 넘어서 어린 시절 설레이는(?) 마음으로 기대했던 작품을 이제서야 읽게 된 감회는 설명하기 애매합니다. 작품에 나온 엠마가 로돌프나 레옹을 보면서, 한 편으로는 불타오르는 사랑을 느끼면서도 한 편으로는 자심을 타락시킨데에 따른 모멸감과 증오를 동시에 느끼는 것처럼 말이지요.

아직 이 책을 읽지 않으신 분이라면, 고전 막장 드라마의 진수를 느끼기 위해서라도 한 번 구입해서 읽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막장 TV 드라마보다는 약간 고급스러운(?) 듯하면서도, 인물 묘사의 진수란 이런 거구나라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jijab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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