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자료]글로벌 전자책 플랫폼 활용 – 지속 가능한 출판을 위한 방법

출처 : 2014년 6월 26일 다음 블로그(http://blog.daum.net/jijabella/18350472)

지난 주 금요일(20일)에 있었던 ‘한국 출판, 새로운 성장동력은 무엇인가’라는 세미나에서 발표한 자료입니다. 처음 세미나 발표를 제안받았을 때는 회사 관련 일이라고 생각해서, 내부 논의후 고사하기로 했었습니다.

아직 마케팅이나 기타 부분에서 크게 성과가 나지 않았고, 제가 나설만한 무대는 아닌것 같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발표자 분들 면면도 사실 제가 끼기에는 좀 부담스로운 위치에 게셔서 마음 먹기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몇 가지 우회로(?)에 의해서 다시 한번 제의를 받았고, ‘왜 저희를 지명하셨습니까?’라는 질문에 ‘전자책 관련해서 이론은 다들 들은만큼 들었다. 이제는 작지만 실제 사례를 들어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라는 백원근 책임 연구원님의 답을 듣고 나오기로 했습니다.

큰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서, 작은 부수라도 꾸준히 출판을 할 수 있는 방안에 관해서 저희 나름대로의 생각을 적어 보았습니다.

글로벌이라는 단어는 굉장한 큰 스케일로 다가옵니다. 하지만, 오늘 다룰 이야기는 부제로 적힌 ‘지속 가능한 출판’쪽에 더 무게를 두고자 합니다. 개인적으로 두 번째 부제를 달아 본다면, ‘제발 1쇄만 팔아보자’가 될 것 같습니다.^^

인터넷에서 구한 이미지입니다. 각 나라의 영토 크기를 폰트로 표현한 인포그래픽입니다.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이 어디 있는지 보이시나요?

여기 있습니다. 동그라미 친 곳. 중국과 일본 사이에 있습니다. 얼마나 작은 두 나라 사이에 끼어서 저 동그라미 안에 겨우 들어갈 수 있네요. 게다가 남한과 북한으로 갈라져 있으니, 가뜩이나 작은 땅 덩어리가 더 작아져 버렸습니다.

일단 이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한국이라는 국가와 그 영토에 기반한 시장은 뭐가 되었던지 작습니다. 출판 산업 역시 저 영역 안에서는 매우 작을 수 밖에 없지요.

과거 이야기를 먼저 해 보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길벗에 묻습니다. ‘왜 글로벌 플랫폼에 뛰어 들어나?’

엄청나게 대단한 이유는 없습니다. 해외에 첫 번째로 진출한 출판사라는 타이틀같은 것은 저희의 관심 밖입니다. 매출도 아직 전자책 시장이 성장 단계이기 때문에 큰 증가를 바라고 나간 것도 아닙니다.

첫 번째 글로벌 플랫폼인 아이북스에 진출했을 때, 국내에서는 ePub 전자책 뷰어 성능이 그리 좋지 못했습니다. 위에 나온 그림처럼 아무리 동영상이나 음원을 넣은 전자책을 만들어 판매를 하고 싶어도, 당시에는 그런 뷰어가 국내에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미려한 디자인으로 종이책에 버금가는 퀄러티의 전자책을 만들어도 뷰어의 성능 한계로 독자들에게 어필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어느 정도의 차이가 있었느냐 하면, 위에 그림처럼 당시의 아이북스와 국내 모서점/유통사의 뷰어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뷰어 성능이 좋은 아이북스에 전자책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단지, 우리가 열심히 만들었다는 걸 인정받고 싶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좋은 뷰어에 대한 경험을 하는 동안 여려가지 시도를 해 보았습니다.

Pop-up주석 기능은 아마도 하드코어 독자들이 가장 바라던 기능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만화와 아동서들을 위한 픽스드 레이아웃 도서도 만들어 봤고요. 읽어 주기 기능이 들어간 동화책도 만들어 봤습니다. 이 시기에 이르러서는 이지톡 어학서에는 거의 기본적으로 음원 파일을 내장하는 단계까지 가게 됩니다.

회사 내부에서도 자연스럽게 전자책을 위한 자료 수집방법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쿽 3.3 조판 체제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도 했습니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자연스럽게 전자책을 준비하고, 여러가지 스킬들을 축적할 수 있었습니다.

구글 플레이북과 아이북스의 글로벌 플랫폼을 경험하면서, 업무 처리 프로세스에 대한 만족도가 컸습니다. 구글 플레이북의 경우,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도서 등록을 한지 12시간만에 등록이 완료되고, 판매가 시작됩니다. 아이북스도 고지된 기한인 15일이 아니라 거의 3~4일 안에 이 절차가 이루어집니다.

어떻게 이런 물흐르듯이 자연스러운 절차가 가능한 걸까요? 국내는 이에 비해서 상당히 지난한 과정을 거치는 경우가 많은데 비해서?

저는 이것이 Standard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자책의 유효성 여부를 판별하는 ePub 에러체크를 가장 중심적인 스탠다드라고 본다면, 앞서 경험했던 두 글로벌 플랫폼은 이것들이 분명하게 지켜지고 있었습니다. 이 체제하에서는 ePub에러 체크를 통과한다는 스탠다드를 지키면, 기본적인 판매 요건은 갖춘것이 됩니다.

이를 기준으로 업무의 자동화 구현도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플랫폼 사업자와 CP간의 불필요한 마찰도 줄어 들 수 있었습니다.

전자책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두 글로벌 플랫폼 업체는 다음과 같은 프로세스로 일을 진행합니다. 굉장히 명확하고 간단하며, 핵심은 ePub 표준안과 자사의 가이드 라인(문서화 된)을 지켰는가가 결정의 기준이 됩니다.

그에 반해 국내 서점/유통사에서는 대부분 담당자들이 위와 같은 말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에 대한 판정을 할 기준(즉, 스탠다드)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 된다면 저희뿐만 아니라 많은 출판사들이 국내보다는 글로벌 플랫폼 업체에 더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제 현재의 이야기를 해 보죠.

가장 세속적이지만 필요하고, 많은 분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이야기입니다.

매출이지요.

많은 사람들이 묻습니다.

전자책 매출이 잘 나오나요? 흔히, 과장님 밥은 먹고 다니시나요?라는 말들이지요.

그리고, 구글이나 애플처럼 글로벌 플랫폼에서 정말 매출이 나오는지 의구심을 가진 분들도 많을 겁니다.

저도 놀랐고 구글의 담당자들이 불만을 가지는 점 중에 하나는, 출판계에서 구글 플레이북 매출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구글이라는 굉장히 큰 회사의 여러 사업부들 중에는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정작 구글 플레이북에서 어느 정도 매출을 올리시는 회사에서는 이쪽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지요. 많은 이유들이 있겠지만, 한 번 이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서 해외에서 책을 구입하시는 분들이 있는가라는 의구심도 있으실 겁니다.

하나 하나 짚어 보도록 하지요.

먼저, 매출.

잘 나오는가에 대한 기준이 저마다 다르겠지만, 지속 가능한 출판을 위한 판매 부수는 1,000권 정도 꾸준히 나가는 책들의 백리스트 규모라고 생각합니다.

현재까지 저희 회사 도서들 중에서 누적으로 1,000부 이상 판매된 도서들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백리스트는 현재 500종을 향해서 달려가고 있고요. 올해 길벗은 성인 단행본 종이책은 거의 대부분 동시에 제작되서 출간되고 있습니다.(시차를 한달 이내로 잡고 있습니다.)

그렇게 출간되는 작년부터의 전자책 신간 종수는 100종이 조금 넘습니다.

이렇게 많은 도서들이 제작되고, 30만원 이하가 아닌 그 이상이 전자책 제작비를 쓸 수 있을 정도로 조금씩 성장해 가고 있습니다.

하나 더 유의하실 점은 길벗은 현재 KPC 체제하에 있기 때문에, 저 판매 부수는 순전히 일반 소매 판매분이라는 점입니다. B2C의 2~3배인 B2B 시장을 고려한다면, 적어도 3,000부 1쇄 기준의 도서 판매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저희팀 내부에서는 차떼고 포떼고 장기를 두는 상황에서도 선전하고 있다고 평합니다. 최근에는 교보와 구글 플레이북이 가세하면서, 매출에 더욱 더 탈력을 받고 있습니다. 저희 실장님의 말씀으로는 전자책만으로 소규모 출판사 매출 정도는 되는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글로벌 플랫폼에서 매출은 발생합니다.

아이북스의 경우는 디바이스와 한국 시장이 열리지 않았다는 단점 때문에 매출이 적지만, 국내 진출한 구글 플레이북은 꽤 나오는 편입니다.

숫자를 공개하기는 어려워서 비율적인 그래프를 선보입니다.

길벗의 전자책 월 매출 분포도입니다. 거의 1~2위의 판매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게 보입니다. 특히 어학서를 담당하는 이지톡의 경우는 거의 언제나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저희도 이 상황이 놀라운데요. 구글 플레이북 사이트는 한국 사람의 UX 감성에는 맞지 않는 다소 불친절한 구조라고 생각했습니다. 친절하게 메인 배너에 책을 선보이는 게 아니라, 이마트나 홈플러스처럼 상품을 쌓아 두고 알아서 골라가라라는 식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생각보다 검색이나 기타 링크등을 통해서 도서를 구입하시는 독자들이 꽤 있으신 것 같습니다.

해외에서도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지역적 특성을 보이는 것처럼 판매가 되고 있는데요. 장기간에 걸쳐서 이런 특정 지역내의 콘텐츠 소비가 계속되는 현상을 보일지 지켜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구글 플레이북 매출의 1/3이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만약, 전자책 시장이 성장을 계속한다면, 이 비율에 따라 해외 매출 금액도 점점 늘어나지 않을까요?

종이책에서는 엄두를 내지 못했던 해외 동포분들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시장이 생성될 기미가 보인다고 봅니다. 이를 바탕으로 최소한 1쇄는 판매할 수 있는 지속적인 출판 환경이 조성될 수는 있을거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미래를 예측하기는 참 어렵습니다. 더욱이 요즘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시절에는 더 그렇지요.

그렇지만, 미래에 대해서 몇 가지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구글 플레이북의 도서는 크롬 브라우저에서 읽을 때, 보시다시파 다른 언어로 번역해서 보여주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저희가 내는 생활 밀착형 실용서들은 대부분 문장이 간단하고 짭습니다. 그래서, 다른 언어로의 전환시 비교적 번역의 품질이 우수한 편입니다.

이 인터넷 번역 기능이 지금보다 더 향상된다면 어떨까요?

우리의 책을 읽는 사람들이 한글을 아는 사람들에만 국한될까요?

그래서, 현재 길벗의 디지털북팀은 다음과 같은 일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상은 외국 독자들입니다.

이를 위한 시장조사와 소요되는 자원배분에 관한 문제로 한 동안 토론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저희팀은 모두 ‘편집및 기획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이 교육은 단순히 교습이나 단기적인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진행중입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몇 년 후면 회사에는 전자책과 편집을 모두 경험한 사람들이 나올 것입니다.

다만, 이러한 진행을 위해서는 필수 덕목으로 인내심이 요구됩니다. 어떤 산업이든 눈에 띄는 성과는 어느 정도의 시간과 지속적인 투자,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이제 처음 보았던 지도를 다시 한 번 봅시다.

이제까지 우리가 상대했던 출판 시장은 저렇게 작았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플랫폼을 통한 판매를 고려한다면, 우리가 책을 파는 시장은 더욱 더 넓어지지 않을까요?

jijab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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