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전자책 업무 사항을 돌아 보면서…

출처 : 다음 블로그(http://blog.daum.net/jijabella/18350310)

이 글을 쓸 때즘이면 2012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을 겁니다. 전자책 업무를 맡아 해온 한 해를 돌아보며 있었던 일들과 느낀 점을 적어보겠습니다.

1. MP3탑재 시작

작년 하반기부터 제작한 전자책들을 아이북스에 등록시켜왔습니다. 아직 한국 시장은 열리지 않았지만,시장 대응 준비와 함께 보다 폭 넓은 전자책 표현에 대한 갈망때문에 해당 업무를 진행해 왔습니다. 저는 작년부터 음성파일이 함께 구성된 어학서들에 mp3를 넣자고 건의해 왔습니다. 하지만, 국내의 전자책 시장의 발전이 지지부진하고, 각 서점유통사들의 뷰어 수준이 아를 뒷받침해 주자 못한다는 내부 조사때문에 이는 보류되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금년부터 해금되었습니다.^^ 올해부터 제작된 아이북스에 올라가는 어학서들중에 mp3가 탑재되는 책들은 전자책에 함께 임베딩되어 업로드하고 있습니다. 독자분들께서는 따로 음성파일을 다운로드받는 불편이 조금이라도 줄어들었을 거라고 봅니다.

아직 국내에서는 이런 기능을 지원하는게 여의치 않습니다. 그래서, kpc를 통해서 납품되는 국내용 서비스에서는 아쉽지만 대부분 mp3를 뺐습니다. 팔라우와 신세계의 오도독의 경우는 100메가 용량 제한이 허용되는 한도에서 mp3파일이 내장되서 제공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아직 kpc와 협약을 맺지 않아서 교보문고에서는 저희 책을 보시기 힘들겁니다. 하지만, 내부 테스트를 해 본 결과 교보문고 뷰어(ios기준)에서도 mp3가 재생되는 걸 확인했습니다. 30메가의 용량제한이 풀리고, kpc와의 협약을 맺게 된다면, 상당히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개인적으로 용량을 제외하고 국내 뷰어의 표현 수준을 본다면 교보문고 뷰어를 높게 쳐주고 싶습니다.

mp3탑재는 기술적으로 어려운 일은 아니었지만, 매우 번거로운 작업입니다. 하지만, 이런 책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신생 유통사들과 협의 할때는 상당 부분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시도들은 여러 서점들과 유통사들애 자극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올 한해 유통사들의 뷰어들이 상당히 업그레이드 된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리디북스의 경우는 환골탈태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참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학교재의 mp3탑재는 다른 방향으로도 도움을 주었습니다. 본격적인 토익 수험서 제작의 단초를 마련한 것입니다.

2. 토익 수험서 시리즈 제작

초기에 mp어학서를 개발하는 영역은 일부 영어 단행본에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시도 이후에 회사 내부적으로는 토익 수험서에 대한 개발 의지가 싹 트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과연 그 방대한 분량을 할 수 있을까? 그냥 읽기만 하는 현재의 전자책 수준에서 토익 수험서가 어필할 수 있을까하는 회의도 내부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장에서 독자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토익 수험서도 선택해 주셨습니다. 그것도 일부 책이 아닌 여러 책들에 고르게 선택권을 행사해 준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 시점에서 저는 독자들이 얼마나 전자책으로 이런 책들에 대해 목말라 있었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상당수 독자들은 읽고 싶은 책이 종이냐 전자냐에 대한 선택권을 가지고 싶어했습니다. 토익수험서 시리즈 제작에 박차를 가하게 된 것은 어학 수험서 편집팀(토익, 토플, 오픽 도서 개발)의 도움이 컸습니다. 2012년 신간 데이터는 물론, 기존 데이터의 원할한 제공과 함께 시안과 마무리 검수에서 다른 어떤 편집팀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부여주었습니다.

올 한해 제가 기쁘게 생각하는 건 이런 식의 협력 체제의 강화입니다. 전자책은 전자책 담당자 혼자서 짊어질 수 있는 업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른 매체로 옮겨갔기 때문에 그에 맞는 디자인과 편집 변경이 불가피합니다. 많은 분들이 전자책은 그냥 변환식으로 나온다고 생각하시지만, 그렇게 단순 솔루션 기능으로 변환된 실제 결과물은 매우 거북한 수준으로 나옵니다.

올 초에 출판마케팅 연구소의 한기호 소장님과도 이 문제로 한 차례 논쟁을 한 적이 있습니다. 많은 출판사 대표분들과 출판사 관계자들이 이 점을 간과시고 있다는 점은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전자책도 종이책과 마찬가지로 책으로 보셨다면 이런 간과성은 없으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전자책도 책이다라는 인식덕분에 토익 수험서 시리즈 제작은 작년 한해 업무때보다는 용의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책으로서의 통합적 개념 인식이 결국 편집팀의 업무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례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3. 길벗도 IT전문서를 낸다

길벗의 대표적인 시리즈는 “무작정 따라하기”입니다. 각종 컴퓨터 프로그램들을 쉽고 재미있게 따라해가면서 배울 수 있는 도서컨셉이었습니다. 여전히 많은 독자분들이 이 시리즈를 사랑해 주시고 있고, 많은 도움들을 받고 계십니다. 저희 회사 모토처럼 “독자의 1초 까지도 아껴주는 정성”에 가장 부합하는 책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로 인한 역작용도 있습니다. 기초적인 정보에 대한 독자분들의 만족을 충족시켜주기는 하지만, 보다 높은 단계의 정보 서적에 대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 점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전문적인 프로그램 서적에 대한 독자분들의 요구에는 크게 부합하지 못한 점들이 있습니다.

IT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길벗은 쉬운 책은 내지만, 전문적인 개발서는 못내는 회사라는 인식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회사 내부에서, 특히나 관련된 IT편집팀에서 이러한 점에 고민을 많이 하셨던걸로 압니다. 게다가 이런 전문서들은 상대적으로 수요가 적기 때문에 리스크가 큰 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적절한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았던 차에 IT편집장님과 몇 차례 말씀을 나눴습니다. 당시 편집장님께서는 이런 리스크 문제가 큰 난제였던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가 자연히 전자책 이야기가 나왔고, 전자책 기대 매출과 제작비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편집장님은 종이책을 냈을때보다는 리스크가 줄어들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셨고, 이후 액션은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뒤의 디테일한 부분은ㅍ아마도 회사 내부의 편집장급 이상에서 더 심도 있게 논의되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담당자로서도 볼륨이 늘어나고, 전문 개발서라는 리스트를 가진다는 점은 큰 메리트였습니다. 편집팀 입장에서는 초기 사업 시작 리스크를 분산시킨다는 점에서도 업무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을 거라고 짐작해 봅니다. 

즉, 전자책은 별도의 수입에서뿐만 아니라, 이처럼 기존의 사업영역에까지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렇게 진행된 전문 개발서 목록은 다음의 링크에서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gilbut.co.kr/book/bookList.aspx?sercate1=001019000

이렇게 토익 수험서, 전문 개발서 등의 라인업이 갖추어지면서, 팀내에서는 조금 더 영역을 확대해 보자는 계획이 서서히 세워지기 시작했습니다. 

4. 어린이 책과 Fixed-layout 도입

개인적으로 이제까지 가장 하고 싶었던 책은 어린이 책이었습니다. 하지만, 단말기 보급미비와 그림처리 등의 문제로 회사내부에서는 제작을 보류했던 도서들이었습니다.

내부 설득을 위해서 PDF와 유사하게 도서의 레이아웃이 유지되는 Fixed-layout ePub으로의 제작을 건의했지만, 초반에는 받아 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아직, 해당 기술이 적용되는 도서는 아이북스에 국한되었을 뿐이고, 국내에서 이 기술이 적용될 팔라우와 신세계 오도독은 기획 당시(4~5월)에는 아직 서비스 전이었기 때문입니다.

수정된 기획 안에서는 기술 습득과 검증이라는 단계에서 작업을 허락받을 수 있었습니다. 제작할 도서는 그러한 점에 초점을 맞추어서 선정되어야 했습니다. Fixed-layout 적용은 기본이었고, mp3 파일 탑재와 read aloud(책읽어 주는 기능)기능을 시험해 보기로 했습니다. 애니메이션 효과도 기술 검증 리스트에 있었지만,  원 소스의 처리 문제로 이 부분은 제외되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선정된 도서가 바로 Greedy pig와 Red Fox, Sleepy Owl이었습니다. 이 전자책들은 기적의 파닉스라는 시리즈에서 삽입된 동화들이었습니다. 파닉스 시리즈의 책 특성상 어학 학습을 위한 mp3가 기본적으로 포함되어 있었고, 어린이용 도서였기에 친근한 인상의 삽화들이 선정 이유였습니다. 그 외에 개인적으로 이 동화들을 발췌한 기준중 하나는 세 작품들이 공통적으로 친구들과의 우정, 선입견을 배제하자는 지극히 보편적인 주제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해당 동화가 영어 교육을 위한 영문으로 되어 있기에 세계 시장의 독자들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에 주제 선정을 보편적인 부분으로 잡았습니다.

여러가지 계약 문제를 편집팀에서 해결한 뒤에야 10월쯤 아이북스에 등록할 수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후속으로 진행되어야 했던 부분이 좀 있었습니다. 비록 3권에 불과 했지만, 이후로 어린이 도서의 제작 당위성을 확보하는데는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그래서 이런…”시리즈 11권이 추가로 제작되었습니다. 길벗 스쿨쪽의 어린이 도서들도 서서히 라인업을 갖추어 가기 시작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직은 나이가 어린 독자들에게까지 단말기(스마트폰이라든지 태블릿이라든지)가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어린이 책들의 전자책 제작은 시기 상조라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드렸던 읽어 주는 동화책을 거실의 TV나 학교나 유치원의 대형 프로젝트 빔으로 보여주게 된다면 어떨까요? 이에 대한 체험을 미리 하고 싶으신 분들은 아이패드를 집의 디지털 평면 TV에 연결하셔서 저런 동화책을 한 번 보셨으면 합니다. 이러한 책이 TV화 할 수 있는 가능성에 관해서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이제 전자책에 관한 고민의 단계는 책 그 자체에만 머물지는 않게 되었습니다.

5.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뉴 아이패드의 출현

세 번째 아이패드인 뉴 아이패드는 새로운 라이트닝 컨넥터를 장착한 4세대 아이패드 때문에 일찍 단종된 비운의 제품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최초로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아이패드라는 점에서, 주목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비약적으로 발전된 해상되 덕에 많은 부분에서 신경 쓸 부분들이 생겼습니다. 기존의 dpi가 낮은 이미지 파일들이 레티나 앞에서 맨 얼굴을 드러내게 된 것입니다. 이미지 해상도(크기)가 문제가 아니라, 이제는 dpi를 높혀야 할것으로 보입니다.

기존의 전자책들에서 사용한 이미지들이 웹용 75dpi를 썼는데, 이는 레티나 디스플레이에서 심하게 뭉개지는 모습을 종종 보여주곤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최소한 레티나급과 마찬가지로 이미지도 300dpi로 제작해서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 솔루션을 동원해서 저품질로 만드는 프로그램들은 75dpi 로 이미지를 뽑아 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은 하루 빨리 개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미지의 고품질화는 앞으로 더욱 더 가속화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당초 저는 레티나 패널 10인치를 과연 양산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졌었지만, 애플은 멋지게 그 의문을 해결해 주었습니다. 양산 수율이 낮은 패널 특성상 아무래도 상당수 물량을 보장해 주었을 테고, 파나소닉에도 투자를 했다는 이야기도 나온걸로 압니다. 그리고, 이 단계에 접어 들면서, 다음은 노트북(맥북 등), 아이맥 순으로 점진적인 발전을 할 것으로 예상해 보았습니다.

현재는 맥북 프로까지 레티나가 적용되었습니다. 어쩌면 2013년에는 레티나가 적용된 아이맥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 혹은 그정도 크기의 화면을 가진 TV라든가.

자, 이런 발전을 예상해 본다면 전자책 역시 기존이 휴대용 디바이스뿐만 아니라 더 큰 화면에 대한 적용 여부도 고려해 봐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dpi의 증가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원 소스가 되는 이미지 파일 혹은 물리적 그림 콘텐츠에 대한 보관과 관리 역시 점점 더 중요해 질 것입니다.

6. 피아 식별… 원치 않지만 하게 된 부분

올 한해 재미 있는 시도를 많이 했고, 어느 때보다도 즐겁게 일을 했습니다. 하지만, 좋은 일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일도 있는 법입니다. 개인적으로 업계 관련 정치같은 일에는 말려들고 싶지 않았지만, 그런 일에 영향을 받은 일도 있었습니다.

저는 작년부터 sbi에서 전자책 제작 강의를 해 왔습니다. 현업에서 고민이 많은 분들을 직접 만나서 고충을 듣고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부족하지만, 출판계 발전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했다고는 자부합니다.

그러던 중에 3~4월의 전자책 제작 실습에서는 제가 빠지게 되었습니다. 저는 강좌 설립 당시 전후로 연락을 받지 못했습니다. 제작 강좌가 그 시기에 있다는 것도 모르고 있다가, 블로그에 한 분이 왜 이번 강좌에서 수업을 하지 않느냐는 말씀을 듣고서야 알았을 정도였습니다.

미심쩍은 부분과 함께 지인들로부터 대략적인 이유가 될만한 사안들을 들었지만, 9월까지는 명확하게 확인된 부분은 없었습니다. 대신, 휴식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켈리그래피 수업을 신청해서 듣는 걸로 소일 거리를 찾았습니다.

9월에 다시 제작 강좌 제의를 받으면서 관련 사항에 대해서 알 수 있었습니다. 화가 난다기 보다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었습니다.

한 출판사 대표분과 또 다른 출판사 팀장님, KPC의 전 담당자 분.. 세 명이 찾아가셔서 3~4월 전자책 제작 강의에서 저를 빼라고 압력을 행사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분들의 주장은 “출판인회의의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을 중요 강좌에 넣을 수는 없다.”였습니다.

세 분은 업무적으로도 몇 번 뵌 적이 있었고, KPC 전 담당자 분이나 팀장님 같은 경우는 전자책 업무 관련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생각했는데, 그 분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신 것 같습니다. 그 분들 입장에서는 다소 쓴 소리를 하는 제가 출판인호의 정책을 완전히 반대한다고 보신 것 같습니다.

글세요.. 반대를 했다면 제가 근무한 지난 3년여 동안 KPC에 가장 많은 전자책을 공급해서 위신을 세워준 업체가 길벗이라는 점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단순히 일개 사원이기 때문에 회사 정책을 따를 수 밖에 없다고만 보셨는 건지… 그렇다면 일개 사원이기에 제가 낼 수 있는 영향력이라는게 매우 미약할텐데, 왜 이런 무리수를 두셨는지 그 점은 아직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근본적으로 제가 어디서 근무하고 있는지 잊으신게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출판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람입니다…-_-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저는 처음 안철수의 생각이 출간 된 날. KPC와의 미팅때, 안철수의 생각은 반드시 전자책으로 나와야 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 킬러 타이틀이 나와 주어야 향후 KPC가 다른 유통사들과 협의를 할 때 유리해 질것이라고 봤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해서라도 해당 도서를 출간한 김영사에 의견을 피력해 줄 것을 당부드렸습니다.

그것이 결국 거기를 통해서 납품하는 길벗을 비롯해서 여타 회원 출판사들에게도 도움이 될 거라고 봤기 때문입니다.

일개 사원의 발언이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았겠지만, 저는 적어도 전자책 시장에서 KPC의 역할에 관해서도 고민했었습니다.

애초에 저는 KPC 설립 취지에 대해서 공감한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디테일한 부분에서 미진한 부분이 많기에 그 점을 지적해 왔습니다.

자, 이렇게 본다면 과연 제가 KPC의 설립 주축이 된 출판인 회의에 반대하는 사람인가요?

많은 분들의 도움과 청원 덕에 다시 sbi강의를 맡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명목상이지만 책임 교수라는 중임을 받게 되었습니다. 함께 고민하고 수업을 들어 주신 분들이 고마울 따름입니다.

앞서 언급한 세 분께 간곡히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다음 번에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저는 강의 하나 맡지 않는다고 하지만, 아직 출판계에서는 전자책 제작 준비가 너무도 미비합니다. 지금은 다같이 준비를 해야 될 때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모두 준비가 어느 정도 된 다음에 저를 내치셔도 되지 않겠습니까?

그 외에 외부적으로도 여러 소문들을 듣고 정황을 확인한 것들도 있었습니다.

일부 앱 개발 업체에서는 점점 ePub에 대한 인지도(퀄러티가 앱북에 근접할 수 있다거나 mp3와 동영상 삽입이 오히려 더 용의하다거나, 출판사의 입장이 많이 반영될 수 있다는 점등)가 넓어지기 때문에, 제가 눈에 가시같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또 다른 ePub 제작/솔루션 개발 회사들 입장에서는 무료 툴인 시길(sigil)의 사용 방안 확대, 기존 솔루션들의 문제점들을 들은 점 때문에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본다고도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그 분들의 심기를 건드린 건 사실… 불과 3년도 채 안되서 갑.툭.튀인 제가 출판계에서 주목을 끌었다는 점이라고 하더군요.-_-a 출판에 대해서 잘 아는 것도 아니고, IT 지식이나 프로그래밍에 대해서도 잘 아는게 아니라서 그 분들 눈에는 제가 어설프고 좀 못나 보였던 모양입니다.

저는 오히려 그렇게 아는게 없기 때문에 더 이 일에 달려 들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저는 잃을게 없으니까요.

출판계의 인맥이 적기 때문에 선후배 관계에 대해서도 비교적 자유로웠습니다. 그렇기에 뭔가 아닌 점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쓴 소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출판 지식이 전무했기 때문에 공부해야 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과정에서 배운 지식에 비춰 봤을 때, 현재 출판 방식에 의문점을 제기할 수 있었습니다. 전공이 전자공학이었지만, 프로그래밍을 싫어해서 그렇게 실력이 좋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그래서, 라이브러리화 하는 탬플릿이 아닌 개별적인 아이덴티가 강한 책이라는 콘텐츠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사실 무엇보다도 제 스스로 잘 모르기 때문에 다른 분들이 느낄 어려움과 두려움에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아는 얇팍한 지식도, 소식도 함께 하고 같이 가자는 생각을 가졌었습니다. 그것이 제가 사람들의 주목을 끈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호응들 덕분에 sbi에서 다시 강의도 할 수 있게 되었고, 금년에 관련 책도 쓸 수 있었습니다.

7. 전자책 제작을 위한 가이드 북

우여 곡절 많은 책이었습니다.

전자책 제작 강의를 해 오면서 참고할 만한 책을 선정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지만, 만족스러운 것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2010년 후반부터 꾸준히 여러 출판사에서 집필 제의가 있었습니다.

문제는 제가 속한 길벗 출판사가 이런 류의 IT 서적을 내는 출판사였기 때문에 쉽게 타 출판사에서 쓰겠다는 약속을 드릴 수 없었습니다. 결국 내부에서의 잠정적으로 허가를 받고 나서야, 비엘 북스에서 이 책을 낼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낸 경험은 굉장히 중요했습니다. 집필을 하면서 편집자들과의 협의, 구성과 퇴고. 등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경험은 이후 회사내에서 전자책 제작을 할 때, 다른 편집자 분들과 긴밀하게 대화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 분들의 업무를 보다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 출간과 동시에 sbi 복귀가 이루어졌습니다. 우연치고는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었고, 이후 수업을 들으신 분들은 이 책이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을 거라고 봅니다.

이 책의 등장 배경에는 작년에 비해서 전자책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탓도 있습니다. 상당수 출판사들이 전자책을 하긴 해야 될텐데라는 고민을 하는 시기가 온 것 같습니다.

8. 구글 북스 오픈, KPC와 유통사들의 전면적인 협약 체계 완료

올초까지만 해도 과연 구글 북스나 아이북스 같은 글로벌 플랫폼이 한국에 들어올 수 있을런지 회의적인 시각들이 지배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구글북스는 열렸고, 아이북스도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제외하고 현재는 유럽,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등의 시장을 오픈한 상황입니다.

비록 구글북스의 행보가 큰 실체적으로는 영향력을 행사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이 출현은 여러 출판인들에게 경계심을 심어 주었다고 봅니다. 제가 이전부터 말씀드렸다시피 한국시장이 크든 작든 글로벌 업체는 결국 들어올 수 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언제까지 그들과 등을 돌릴 수는 없다면, 그들과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출판사가 할 수 있는 방안은 기존 종이책과 마찬가지로 전자책들을 보유하고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는 것입니다. 작년과 비교해서 상담을 하러 오는 상당수 분들의 주제와 목표 의식이 이에 맞추어 변화되었다는 걸 느꼈습니다.

이에 발맞추어서 국내 유통사들도 위기 의식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이전까지는 KPC에 관해서 등한시 했던 유통사들이 하나 둘씩 협약을 맺기 시작했습니다. 제일 처음 협약을 맺은 곳은 KT였습니다. 그리고, 업무를 진행하면서 통신사의 가공할 만한 인프라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거기서 발생되는 매출이 상당히 컸고, .4/4분기에 포인트 소진을 위한 프로모션이 가해지면서 매출 곡선은 계속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만약 SKT까지 KPC와 협의가 완료된다면 그 기세는 더욱더 가파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뒤이어 전자책계의 신흥 간자인 리디북스와의 계약이 체결되었고, 하반기에 예스24, 알라딘들이 연합한 한국 이퍼브와의 협의가 완료되었습니다.

하반기에는 통신사와 더불어 예스 24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외의 회사들의 매출은 거의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이었습니다. 결국 예스 24나 알라딘 같은 영향력 있는 서점들과의 동반자 관계를 여전히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서점들 역시 좋은 전자책 콘텐츠 수급을 위해서 기존 출판사들과의 관계 유지와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았을 것입니다.

제가 듣기로는 KPC와이 협약 이후로 한국 이퍼브도 상당수 매출 상승을 이루었다고 합니다.

이 점은 결국 교보 문고와 KPC가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된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도 상반기가 지나면 어느 서점에서나 똑같이 전자책이 선보이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움직임에 따라서 길벗의 전자책 매출도 큰 성장을 보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불만스럽지만, 한국 이퍼브와 리디북스의 가세가 하반기쯤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나쁜 편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추세대로라면 2013년도 매출 성장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9. 팀내 인원 충원 안이 받아 들여지다.

매출의 성장과 더불어 종수의 증가는 필연적으로 인원 충원 이슈를 불러왔습니다. 올 한해까지 길벗에서 제작된 전자책은 총 256종이었습니다. 2011년부터 2012년까지(2010년은 8월에 입사했기 때문에 실질적인 제작 종수 부분에서 제외) 제작되었다고 감안한다면, 1년에 128종을 만든 셈입니다.

함께 일해 준 인턴 사원분의 공도 컸고, 다이피아와 모리스 디자인같은 ePub 조판 업체들의 협력도 컸습니다. 이렇게 양적인 증가가 이루어지면서 그간 여러 차례 인원 충원을 건의했었습니다. 사실… 이 때문에 한 동안 우울증 비슷한 증상으로 고생하기도 했습니다.

인원 충원이 이루어져도 2013녀에 제작할 분량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이 일은 여전히 힘들 거라고 봅니다. 하지만, 인원이 충원되면서 제 업무는 조금씩 변화될 것입니다. 기존의 종이책 기반에서의 전환 외에 다른부분에 대한 고민들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조금 생겼습니다.

디지털 교과서 대응 문제, 마케팅 아이디어 도출, 기존 영업팀과의 업무 공조등이 업무가 추가될 것 같습니다. 이에 따라서 팀도 변화를 가지게 되고, 그 안에서 제 위치도 변화가 올 것 같습니다.

명목상 팀장 역할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10. 만족이란 없다… 여전히 배고프다…

전자책으로 뿐만 아니라 출판사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그렇듯 만들고 싶은 책이 제게도 있습니다. 어린이 책뿐만 아니라, 세상에 필요하지만 종이책으로는 BEP 맞추기 어려운 책들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지요. 쉽지는 않을 것이고, 회사라는 조직에 속한 입장에서 제 욕심만 주장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전에도 그랬지만 여전히 이 일이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독자들의 높아지는 요구치, 가격 압박, 경기의 하락세 등. 전자책 자체 외에도 어려운 요소들은 많습니다. 하지만, 잃을 게 없고 항상 목표에 굶주려 있다는게 제 유일한 재산인 것 같습니다.

내년도에도 아마 어려울 때마다 이 부분이 저를 지탱해주지 않을까라고 생각해 봅니다.


전자책 준비에 이만한 책은 또 없습니다. 대한민국 유일(?)하고 전무 후무(?)한 전자책 제작 가이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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