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사형수가 맞이할 죽음

나는 오늘 죽는다.

오늘이 바로 내가 이 세상에 마지막을 고하는 날로 예정되어 있는 바로 그 날인 것이다. 이 날이 오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하기사 어느 미친놈이 자신의 죽을 날만 손꼽아 기다릴까마는 나는 차라리 그런 미친놈들이 부럽기 그지없었다.

지난 시간은 무척이나 초조한 가운데 더디게 흘러갔던 것 같다. 하루하루가 죽음을 기다린다는 압박감으로 인해 무척이나 힘들었던 나날들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특별히 죽는다는 것을 두려워 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반겼다고나 할까? 과연 죽으면 어떻게 될까?

내가 초조해 한 이유는 닿을 듯 하면서도 아직은 멀게만 느껴지던 내 운명 때문이었다. 사실 나는 이 세상에 대해서 조금도 미련이 남아 있지 않다. 세상은 나에게 그 어떠한 것도 주지 못했다. 심지어는 죽음을 두려워하는 마음조차도 주지 않았다. 나는 이 세상이 살아봐야 고통이 지천에 널렸다는 사실을 이미 어려서부터 알고 있었다.

잠깐, 한가하다면 내가 여기에 들어온 이야기라도 한 번 들어주기를 바란다. 조금이나마 지루하고도 초조한 시간을 때울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뭐, 내가 살아온 추억들에 대한 미련 때문은 결코 아니다. 다만, 기다리는 시간이 초조하고 지루하기 때문이다.

내가 여기에 들어온 건 지금으로부터 한 2년 전쯤이었다. 그 날은 그다지 재수가 좋은 날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내가 여기에 들어와 죽는 날만 받아 놓고 기다리는 것만 봐도…
아무튼 그날 나는 홀로 술을 마시며 그날의 불운을 달래고 있었다. 그 날은 정말이지 재수가 억세게 없는 날이었다. 소매치기하는 현장에 하필이면 잠복 형사가 진을 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모자라서 문제는 내가 손을 뻗힌 주머니가 하필이면 그 잠복 형사의 속주머니였다는 점이었다.

“하하하! 오늘도 두둑하구나!”

마음속으로 이렇게 외치고 있을 찰나에 차갑고 억센 손아귀가 내 팔목을 요령 좋게 휘어잡았다. 나는 그 순간, 뭔가 일이 틀어졌다는 것을 직감했다. 지금 생각해 보며 그것은 단순히 일이 툴어 졌다는 직감만은 아닌 듯 했다. 아마도 그것은 내 운명을 예감케 하는 그 어떤 힘이 아니었을까?

“이봐, 같이 좀 가줘야 겠는걸.”

딱딱하고 건조한 목소리로 보아서 나는 대번에 그가 형사라고 짐작했다. 그리고, 내 짐작을 확인시켜 주려는 듯이 그는 나에게 신분증을 보여 주었다. 실물과 마찬가지로 바늘로 찔러서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상판 떼기가 내가 노리던 지갑 안에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하하, 그런데 이런걸 두고 직업병이라고 하는 걸까? 나는 형사의 손에 들려진 지갑이 흔들거리는 것을 보고 마치 최면술에라도 걸친 것처럼 그 재수 없는 물건을 향해 손을 뻗으려 했던 것이다. 이 황당한 상황 속에서 형사는 내 손길로부터 지갑을 지키느라 온 신경을 자신의 지갑 쪽에다만 쏟는 것 같았다. 자신이 지금 나를 붙잡고 있다는 사실 따위는 그 순간만큼은 까맣게 잊고 있는 듯 했다. 그것은 비록 짧은 순간이었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지갑을 열 번은 더 꺼내고도 다시 돌려 넣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에잇!”
“퍽!”
“억!”

두세 마디의 말이 서로 오고갔을 뿐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나는 형사의 손을 뿌리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는 그대로 생각도 할 겨를 없이 내달렸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나의 작업 현장은 막다른 지하철 안 이었다. 바로 저 건너편의 열차 안에서 형사 놈이 걸어오는 것이 눈에 보였다.

“빌어먹을!”

한마디 욕을 내뱉을 여유도 없었건만 나는 수십 번을 욕을 하면서 결국은 마지막 칸 까지 가고 말았다. 도중에 막힌 인간 벽들을 뚫고 가느라 온몸이 땀에 젖어 기진맥진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나를 기진맥진하게 만들었던 것은 바로 뒤에 형사 놈이 쫓아오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 장면만 생각하면 지금도 머리털이 다 곤두설 지경이었다.

“잡았다! 이 자식!”
“으악!”

뒤에서 들려온 서슬 퍼런 소리를 따돌리려 애를 쓰며 나는 문을 향해 몸을 날렸다. 마침 열차도 멈춘 뒤라서 문이 열렸던 탓에 나의 몸은 차가운 철판 바닥에서 더욱 차가운 시멘트불록 바닥으로 뒹굴었다.
갑작스러운 운동에 온 몸이 다 쑤셨지만, 언제까지나 엄살을 부리며 누워 있을 수만은 없었다. 바로 뒤에는 저승사자 같은 형사 놈이 쫓아오고 있었으니까. 나는 그대로 일어나 내달렸다. 아직도 뒤에서 그 망할 형사 놈이 쫓아오는 것만 같았다.
개찰구가 눈에 보이자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이곳을 지나 넓은 거리로 나가면 죽어도 잡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봐요! 표는 어떻게 하고… 거기서요?”

한 마흔 너다섯살쯤 되는 목소리가 몇 미터 정도 나를 쫓아 왔지만 어림없는 일이었다. 내가 머리에 총 맞은 놈도 아닌데 설마하니 설까.
이윽고 올려다 본 계단위에는 마치 나를 축복해 주듯이 밝은 햇빛이 내리치고 있었다.

“이야호! 살았다!”

나는 너무도 기뻐 크게 소리를 치며 날듯이 계단을 뛰어 올라갔다. 그리고는 첫 번째로 눈에 들어 온 골목 안으로 몸을 날렸다. 한 참을 뛰다가 어느 낡은 건물 벽에 몸을 기댄 나는 그때까지 한 번도 쉬지 않고 몰아쳤던 숨을 골랐다.

“헤… 헤… 헤… 여기까지는 못 오겠지?”

바로 그 순간! 마치 나의 확신을 비웃기라도 하는 것처럼 억센 손아귀가 나의 어깨를 강하게 내리눌렀다.

“와악!”
너무도 놀란 나머지 나는 외마디 소리를 지르며 손을 뿌리쳤다. 그리고는 곧장 조금 전과 마찬가지로 내달리려고 했다.

“이보게 젊은이 좀 도와주게… 어제부터 아무것도 못 먹었어.”

손아귀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노인 거지였다. 그는 자신의 말마 따라 한 사나흘은 굶은 듯 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굶주림에 지친 초췌한 얼굴은 세수조차도 제대로 하지 않은 듯 시커멓게 말라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갑자기 측은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나는 노인에게 천 원짜리라도 한 장 줄려는 마음으로 안주머니에 손을 뻗쳤다. 일을 할 때면 언제나 지갑들을 그 안에다 넣는 버릇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는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그곳에다 손을 넣어봤지만, 만져지는 것이라고는 냄새만 풀풀 나는 먼지들뿐이었다.

“아뿔싸!”

순간 방금 전까지 나를 쫓아왔던 그 형사 놈이 떠올랐다. 그놈이 오늘 내 첫 번째 개시였는데.
나의 이러한 당황스러움은 전혀 알지 못한 채 노인네는 기대감에 가득 찬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노인네. 미안하지만, 오늘은 나도 아무것도 없는데.”

노인은 조금 실망한 듯 한 얼굴을 했다. 하지만, 별다른 말은 하지 않은 채 얼마 동안 내 얼굴을 쳐다보다가 그대로 자신의 갈 길로 발걸음을 옮겼다. 나는 나대로 투덜거리며 그와는 반대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퍽!”
“우와! 이게 뭐야?”

갑자기 내 등에 날아온 쓰레기들을 본 나는 곧바로 범인을 찾았다.

“이 시팔! 저 노친네가!”

마치 약이라도 올릴 듯이 방금 전에 그 노인은 나에게서 한 이십여 미터정도 떨어진 모퉁이에 반쯤 몸을 가린 채 멍한 눈동자로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썅! 가만 안 둬!”

악을 지르며 쓰레기 더미를 손에 집어든 나는 얼른 노인네를 향해서 뛰어갔다. 성난 황소처럼 달려드는 나를 보고 노인은 무슨 일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몸을 돌려 도망치려 했다. 하지만, 그 무슨 일은 결국 일어나고 말았다.

“으악!”
외마디 소리와 함께 넘어진 노인네의 등 뒤에 나는 주저 없이 쓰레기 더미를 던졌다. 그리고, 그 꼴을 보니 왠지 놀려주고 싶은 생각마저도 들었다.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사실 그것은 정말로 어리석은 짓이었다.

“케헤헤헤! 노친네 꼴좋네. 그러게 왜 애먼 사람에게 시비 걸어? 나이를 생각했어야지?”
“이… 이 나쁜 놈! 나가 죽어버려라!”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그 노인의 저주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았었다. 그저 그날은 단지 여느 날과 달리 초장부터 재수가 없다고만 생각했을 뿐이었다.
아마도 당신들은 내가 그래도 그 형사한테서 벗어났으니 조금은 재수가 좋았다고도 생각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혼자서 술을 기울이고 있었을 때, 낯익은 얼굴들이 보였다. 나로서는 그다지 반가운 낯짝들은 아니었지만 서도. 녀석들이 천천히 내 쪽으로 걸어 들어왔다. 나는 분위기로 봐서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느긋하게 술을 마시는 척하면서 짐짓 빠져나갈 길을 모색해 보았다.

“이여. 오늘 벌이 좋았나보지?”

한 녀석이 허락도 없이 놓여 있는 내 술병을 들고 벌컥벌컥 처먹었다. 이어서 다른 패들이 그런 녀석의 주위에 앉기 시작했다.

“늘 그렇지 뭐.”

나는 최대한 담담한 목소리로 답하며 눈을 굴렸다.

“그런데, 말이야. 남의 구역까지 오는 건 좀 그렇지 않아?”
“무슨 소리야? 나는 모르는 일이야.”

애써 부인하는 가운데에서도 나는 녀석들의 뒤를 살폈다. 다른 패거리들은 없는 듯이 보였다. 그리고, 그게 나의 첫 번째 실수이자 불운이었다.

“하, 글쎄.”

짐짓 웃는 척하면서 술병을 집어 들었었던 녀석이 날카로운 눈초리로 취조하듯이 나를 쏘아보았다.

‘이 개새끼! 어디서 눈깔을 그 따위로 떠!’

마음 같아서는 이렇게 외치고 싶었지만, 상황은 나에게 그리 유리하지만은 않았다. 나는 천천히 남은 병을 들어 술잔을 기울였다. 술은 얼마 남아 있지 않았다. 조그마한 잔에 채 반도 차지 않았던 것이다. 그것을 보자 나는 갑자기 화가 나기 시작했다.

“이 개새끼!”

소리를 지르며 빈병을 바로 앞에 있는 녀석에게 던져 버렸다.

“아이쿠!”

외마디 소리와 함께 녀석은 뒤로 나가떨어지고 말았다. 그 뒤로는 머리로 생각할 틈이 없었다. 여러 가지 소리가 뒤섞인 가운데에 나는 본능대로 움직였다.
제일먼저 한 일은 주방에 들어가 무기가 될 만한 것을 찾는 것이었다. 마침, 그때 내 눈에 들어 온 것은 몇 개인가 이가 빠졌지만, 아직 날이 선채로 있는 식칼이었다. 아! 그때 그것만 들지만 않았어도 지금처럼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대로 주방을 나왔을 때, 놈들은 아직도 쓰러진 녀석을 부축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것을 보자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녀석들이 그렇게 빨리 나를 쫓아오지는 못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나는 그대로 밖을 뛰쳐나가 그대로 몸을 숨길 작정이었다.

“퍽!”
“큭!”

문을 나서자마자 들이친 고통에 나는 그만 금방이라도 숨이 끊어질 듯 한 외마디 소리를 내며 앞으로 고꾸라졌다. 나로서는 생각지도 못한 녀석들의 잔당이 문밖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새끼!”
“죽여!”

갖가지 욕설들과 함께 주먹이며 발길질이 사정없이 온몸을 강타했다. 나는 그대로 몸도 펴지 못한 채 녀석들의 발길질을 허용해야만 했다.

“이 새끼 야산에 끌고 가서 묻어버려!”

어디선가 이러한 끔찍한 목소리와 함께 내 몸은 몇 놈인가에 의해 옮겨졌다. 그러는 와중에도 얼마간의 주먹이 내 얼굴을 거칠게 흔들어 놓았다. 나는 제대로 정신을 차릴 수도 없이 그대로 녀석들에게 끌려가고 말았다.

“똑바로 서! 개새끼야!”

거친 목소리와 함께 마찬가지로 거칠 대로 거친 발이 나의 얼굴을 걷어 쳤다. 그 바람에 나는 몇 번이나 땅을 구르며 고통에 호소하듯이 신음소리를 냈다.

“이 새끼! 아까는 잘도 이랬겠다?”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을 때 당장에 들어 온 것은 조금 전에 나에게 술병을 맞은 녀석이었다. 녀석은 조금 전의 앙갚음을 하려는 듯이 몇 번이고 내 배며 얼굴에 주먹질을 해댔다.

“크윽!”
“아직 안 끝났어!”

그래! 나도 아직은 끝나지 않았다!
그때 이미 나는 이대로 더 맞다가는 정말로 이곳에 묻힐지도 모른다는 공포 속에 사로잡혀 있었다.

“큭!”

외마디 소리와 함께 녀석은 배를 움켜쥔 채 뒤로 물러났다. 나를 비롯해서 주위의 패거리들은 잠시 동안 시간이 멈춘 것처럼 그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와아아악!”

그 순간에 내가 무슨 생각을 했었는지도 확실히 기억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그때의 기분은 아직도 생생하게 느껴진다. 나는 그 순간에 죽을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 잡혀 있었던 것이다. 지금까지 세상에 있었던 나라는 놈이 그 한 순간에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그것을 떨처버리기 위해서라도 나는 손에 든 물건을 뭔지도 모른 채 휘둘러야만 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주위에는 피를 흘리며 쓰러진 놈들이 땅위를 벌레처럼 기고 있었다. 그리고, 녀석들을 그렇게 만들었다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가 내 손안에 들려 있었다. 칼에는 누구의 것인지도 분간키 어려울 만큼 온통 피로 덮여 있었다.

“꼼짝마! 경찰이다!”

마치 삼류 액션 영화에서나 보아 오던 장면처럼 나는 그대로 경찰에 붙잡혀 오고야 말았다. 그리고, 보는 바와 같이 지금의 신세가 된 것이다.
법정에서의 내 형량은 사형이었다. 녀석들, 금세 죽이면 될 것을 몇 년 형을 더 살게 하고는 죽인다는 사실에 나는 완전히 질려 버렸다. 정말이지 죽고 싶은 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세상이라고 생각 했다.

처음에 피고 사형이라는 재판관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나는 오히려 안도감 비슷한 편안함을 느꼈었다. 내 가족들이야 슬퍼서 울었겠지만, 나는 오히려 재판관에게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렇게 힘든 세상 더 이상 살기 싫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내가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전에 녀석이 뭐라고 어려운 말을 더 덧붙였다. 지금에서야 알았지만, 그건 2년형을 더 얹은 것이었다.

“빌어먹을 자식.”

복도를 걸으며 나는 2년 전에 판결을 내린 재판관 녀석을 떠올렸다. 지금에서는 얼굴도 떠오르지 않는 녀석에게 나는 턱이라도 한 대 갈겨 주고 싶은 심정으로 욕을 해대며 차가운 복도를 걷고 있었다.

“자네는 죽는 게 두렵지 않나?”

왼편에 선 간수가 나에게 넌지시 물어왔다. 그와는 벌써 2년 동안의 안면을 익히고 살아온 처지였다. 그러고 보니 이 사람과도 벌써 2년이 다 되었구나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그리고, 이제는 살아서 다시는 얼굴을 마주 볼 수가 없게 된다는 사실을 떠올렸을 때는 조금 놀랍기도 했다. 언제까지나 영원히 계속될 것만 같던 일상의 일들이 오늘로서 그 막을 내린다는 점에서 조금은 서글프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세상에 느끼는 염증 같은 비슷한 마음이 사라진 것은 결코 아니었다.

“어차피 인간은 한 번은 죽으니까요.”
“그래.”

나의 대답에 간수는 곧 입을 다물어 버렸다. 그와는 그 상태로 사형장까지 한 마디도 주고받지 않았다. 그렇게 계속 될 것만 같던 그와의 침묵은 무거운 형장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곧 깨져버렸다.

“어제 책을 읽고 있던데 끝까지 다 읽었나?”
“아니오. 한 반도 읽지 못했어요.”
“그런가? 그거 조금 아쉽겠군.”
“전혀요. 어차피 죽는 마당에 그런 게 다 무슨 소용인가요. 죽으면 그걸로 끝인걸.”

나로서는 전혀 듣고 싶지 않은 말들이었지만, 그는 나의 그러한 감정과는 상관없이 계속해서 주저리주저리 떠들어댔다. 그는 아마도 내가 사형에 대한 두려움에라도 사로잡혀 있다고 생각했었던 모양이다. 하기사, 사형수를 인도했던 간수들의 대화를 무심결에라도 듣고 있노라면, 사형수들의 마지막은 정말이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관들이었던 모양이다.

살려달라고 울고불고 비는 녀석들부터 너무 겁에 질린 나머지 형장에 들어서기도 전에 심장 마비로 죽는 녀석까지 실로 다양한 모양이었다. 그 중에서 가장 꼴불견인 녀석들은 대소변을 질질 싸대는 녀석들의 이야기였다. 사형장까지 개처럼 거의 끌려가다시피 하면서 복도를 기는 녀석들의 뒤에는 마치 자신의 삶을 남겨두기라도 하는 것처럼 똥이 질질 끌린 자국이 보였다.
사형 당일 전날까지는 당당하게 큰 소리를 치던 녀석들도 사형장까지 가는 길에는 울음을 터트리며 마치 개처럼 끌려가다 시피 했던 것이다.

“어제 자네 아내가 왔네.”
“그래요?”

애써 담담한 목소리로 대답을 한 나는 고개를 숙여 바닥을 쳐다보았다. 아내와는 그 날 재판장이후로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 그렇다. 만나지 못한 게 아니라 만나지 않았던 것이다.
오해는 없기를 바란다. 내가 아내에게 미안한 감정이 있어서 그런 것은 절대 아니니. 미안하다기 보다는 오히려 그런 아내에 대한 미운 감정이 있었다고나 할까?
나는 남들처럼 아내를 따뜻하게 감싸주는 놈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아마도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아내를 사랑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내가 지금의 아내와 살게 된 것은 내 인생에 있어서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했기 때문이다. 그녀와 내가 처음 만났을 때 나는 내 인생이 이렇게 쓰레기처럼 내팽개쳐질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철없던 시절 블장난같은 마음으로 저지른 단 한 번의 동침으로 그녀는 임신을 하고 말았다. 다른 똑똑한 여자들이였다면 자신을 위해서나 태어날 아이를 위해서라도 그대로 없었던 일처럼 지웠어야만 했다. 적어도 나 같은 놈을 찾아 매달리는 바보 같은 짓거리는 하지 말았어야 했던 것이다.

처음에는 상대도 하지 않은 채 코웃음을 치며 피했지만, 언제까지나 그럴 수만은 없었다. 결국은 그녀의 끈질김에 나는 지고 말았다. 그 와중에는 아내의 친정 식구들의 협박도 한 몫을 했으리라는 것은 부정하지 않겠다. 내가 그녀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결혼을 한 것은 아니었으니.

예상했던 대로 결국은 서로 간에 상처만을 주는 불행한 결혼이었다. 상처는 주로 아내 쪽에서 입었지만 말이다. 그래서, 나는 감옥에 들어왔을 때 가장 먼저 그녀와의 면회를 거절했다. 다시는 아내의 그 보기 싫은 얼굴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계속해서 찾아오는 그녀가 측은했던 모양인지 아니면, 아내가 돈을 찔러 넣었던 건지 결국은 한 번 간수의 청에 의해서 아내를 보기는 했다.

하지만, 나는 이내 그녀에게서 얼굴을 돌려버리고 말았다. 오랜 만에 본 그녀의 얼굴은 그나마 처녀 적에 남아있던 그 아름다운 모습도 이제는 전혀 남아 있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곧 바로 면회를 끝내고 돌아가 버렸다. 그리고, 이때까지 두 번 다시 아내를 만나지 않았다.

“무척이나 야위었더군. 그 아름다웠던 얼굴에 주름도 깊이 팼고. 고생이 심한가봐.”
“됐습니다. 그런 것 따위는. 그보다 언제 저 안에 들어가는 거지요?”

나의 물음에 간수는 씁쓰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연신 고개를 저을 뿐 나의 대답에 쉽사리 대답해 주지 않았다. 나는 그의 그러한 위선적인 태도가 싫었다.
사실은 나 같은 놈이 죽어봤자 그에게는 단지 하루의 고단한 일과 중에 하나가 지나가는 과정에 불과 할뿐이다. 그런데도 그는 자신의 동정심을 만족시키기 위해 이 별것도 아닌 일에 큰 의미를 부여 하려고 하는 것이다. 나는 가진 자들의 그러한 소위 위선적인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결국에는 고작 저녁밥상에 앉아 가족들에게 떠들어대는 것으로 그 날의 일을 마무리 지을 자들이 그런 식으로 동정심을 발휘하며 호들갑을 떠는 것이 내게는 못내 아니꼽게 여겨졌던 것이다.

“자네 아들 많이 컸다더군. 이제는 학교에 가서…. 그래서, 어제는 그녀 혼자만 왔었어.”
“상관없어요. 저는 전부터 제 아들을 가진 기억이 없었으니까요.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빨리 죽여주기나 하시지요.”
“문은 한 십분 쯤 후에 열릴걸 세. 준비 하는 시간이 있으니.”
“그래요?”

우리는 다시 침묵으로 일관했다. 단 십분 이었지만, 나에게 있어서 그 시간은 지나온 그 어떠한 순간들보다도 고통스럽고 지루하게 긴 시간이었다.

“철컹!”

이윽고, 결코 열릴 것 같지 않던 철문이 열렸다. 그와 동시에 내 옆에 앉아 있던 간수도 나와 함께 일어섰다.

“담배 한 대 피우겠나? 사형집행까지는 아직 좀 남았는데.”
“그러지요.”

이승에서의 마지막으로 피어보는 담배 연기를 들이키며 나는 주위를 한 번 둘러보았다. 세상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밝게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새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시끄럽게 지저귀고 있었다. 적어도 지금 이 순간 내가 보기에는 그렇게 느껴졌다.

“들여보내요.”

안에서 또 한명의 간수가 이쪽으로 소리쳤다. 그 말에 따라 나는 그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안은 생각보다 비좁았다. 있는 것이라고는 덩그러니 놓여있는 의자 하나가 고작이었다. 그리고, 천장으로 길게 늘여 트려진 밧줄에는 내 목을 걸 수 있도록 그 끝에 둥그렇게 매듭이 만들어져 있었다.

“이걸 쓰게나.”

처음 나를 인도한 간수가 시꺼먼 보자기 같은 것을 내 눈앞에 내밀었다. 그것을 본 순간. 나는 그제서야 내가 이제 죽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은 일종에 기대감에 넘치는 흥분과도 같은 그런 것이었다.

“괜찮습니다. 그냥 이대로 해 주세요.”
“빌어먹을! 잔말 말고 써! 네 녀석을 위한 게 아니라 죽은 다음에 네 끔찍한 쌍판때기 보기 싫어서 씌우는 거니까!”

조금 전에 사형장 안에서 불렀던 그 간수였다. 사실은 이쪽이 더 설득력이 있는 말이었다. 내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는 둥 여러 가지 위안의 말로 달래려 하지만, 사실 그들은 시커먼 보자기를 내 머리에 씌우려 하는 것만이 목적일 뿐이니까.

“죽기 전에 이 정도 소원쯤은 들어줘야 하지 않나요?”
“개새끼! 너 같은 놈한테 그런 게 어디 있어?”

옥신각신한 끝에 결국은 그 보자기가 내 머리에 씌어졌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내가 눈을 뜬것인지 감은 것인지 조차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보자기 안은 어두침침했다. 감방안도 그렇게 어둡지는 않을 것이다.
순간, 나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하지만, 다른 사형수들처럼 간수들에게 그러한 꼴사나운 모습을 보이고 싶지는 않았다.

“교수대 밧줄을….”

누군가의 목소리와 함께 섬뜩한 느낌이 목 언저리에 느껴졌다. 그것은 금세라도 내 목을 조일 것 같은 뱀처럼 내 목 주위를 서늘한 느낌으로 감아 버렸다. 당장에 형이 집행된 것이 아닌데도 숨 쉬는 것이 갑갑해 왔다.
나는 비로서 간수들이 이 보자기를 씌운 이유를 깨달았다. 그것은 시체를 어쩌구하는 그네들의 편리를 위해서가 아니었다. 그리고, 사형수인 나를 위한 것은 더 더욱이나 아니었다. 그것은 단지. 이 죽음을 예감케 하는 시커먼 보자기를 씌우는 것으로 나에게 죽음이라는 고통과 두려움을 먼저 맛보이게 하려는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었다. 공포를 배가시키는 가운데에 천천히 고통스럽게 숨을 끊는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나는 공포가 극에 달해 당장에라도 기절할 판이었다. 꼴사납고 어쩌고 하면서 체면을 차릴 경황도 없었던 것이다. 당장에라도 오줌보가 터진 것처럼 내 의지와 상관없이 오줌, 똥들이 쏟아져 나올 것만 같았다.

“집행하게.”

칸막이에 의해 막힌 듯 한 울리는 목소리와 함께 덜커덩 거리는 기계소리가 들렸다. 그와 동시에 누군가가 앉아 있던 의자를 뒤로 확 잡아 빼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순간, 나는 뒤로 넘어질 것 같아 다리를 바동거렸지만, 허사였다. 내 몸은 이미 바닥에 높이 뜬 채였다. 바동거린 내 다리는 헛되이 허공만을 찰뿐이었다.

“키에에엑!”

생전 듣도 보도 못한 괴상한 소리가 다름 아닌 내 입에서 들려왔다. 그 소리를 듣자 나는 조금 전보다 더욱 더 겁에 질려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너무 고통스러웠다. 그러기에 소리라도 질러서 그 고통을 조금쯤은 상쇄하고 싶었지만, 생각처럼 목소리가 나오지는 않았다. 나오는 것이라고는 더욱더 고통과 두려움을 배가시키는

“키에에엑!”
하는 괴물 같은 소리뿐이었다.

‘아, 이럴 때 그 책을 마저 읽었다면…..’

마지막 순간에 나는 어제까지 읽다 만 책을 못내 아쉬워했다. 이상한 일이다. 그 당시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던 책이었는데. 어째서 지금은 이다지도 읽지 못한 게 한이 될까? 이렇게 후회할 것을 알았다면 마저 읽고 왔을 텐데 하는 후회가 들지만, 지금에 와서 그게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아들 녀석도 떠올랐다. 나는 한 번도 그 녀석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 나는 지금까지 아내가 미우니까 아들도 미워하는 거였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 와서 다시 생각해보면, 내가 아들의 눈을 피한 것은 전혀 아버지답지 못한 나의 자격지심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나는 녀석에게 있어서 전혀 아버지다운 일을 해 준 적이 없었다. 그것이 부끄럽고 죄스러웠지만, 결코 들어내지 않았을 뿐이다. 실상은 나도 아들에게만은 남부럽지 않은 아버지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것이 끝나고 말았다. 내가 이렇게 만든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그렇게 많은 기회가 있었지만, 모두 걷어 차 버린 것이다. 그렇기에 아내의 사랑에도 그렇게 실망스러운 모습만을 보이고 만 것이다.
아내가 미웠다고는 하지만, 사실 내가 미워하고 증오한 것은 내 자신이었던 것이다. 인간답고 착하고 아름다운 아내에 비추어 보면 나 같은 놈은 인간 이하였으니. 그런 내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기 싫어서 그토록 아내를 학대했던 것이다.

시간이….. 시간을 조금이라도 돌이킬 수만 있다면. 아내의 얼굴을 볼 수만 있다면.
아! 하지만, 나의 죄업이 너무도 크기에 다시는 시간을 돌이킬 수는 없을 것이다. 시간은 언제나 내게 기회를 주웠었다. 다만, 내가 그것을 헛되이 소비했을 뿐이지.

그러한 후회스럽고 죄스러운 생각에 잠겨있는 동안에도 내 목을 감싸 쥔 밧줄은 더욱 더 내 목을 졸라 대고 있었다.
한 순간이라도 좋았다. 아내를 볼 수만 있다면. 아들을 만나 볼 수만 있다면. 그 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한 번 읽을 수만 있다면.
나는 살고 싶었다. 염치없는 말이었지만, 죽는 그 순간까지도 나는 살고 싶었다. 순간, 내 눈에서 짭짤한 물 같은 것이 흐르는 것이 느껴졌다. 그것은 이제까지 흘려 본 기억이 없는 눈물이었다.
그만큼 나는 살고 싶었다.

“살려줘! 제발!”

나는 필사적으로 이렇게 외쳤다. 하지만, 밧줄에 매인 목은 쉽사리 그 소리를 울려주지 못했다. 그러는 가운데 내 몸은 이제 점점 차갑게 굳어만 갔다. 나는 더욱더 두렵고 절망적이기에 더 높이 소리쳤다.

“살려줘! 살려줘! 제발, 단 1분이라도 좋으니 살려줘!”
“쿵!”

별안간 들린 소리와 함께 내 몸은 공중에 붕 뜬 듯 싶었다. 그 순간 나는 마지막이 다가온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와는 반대로 목에 감겨져 있던 밧줄이 조금 느슨해진 것처럼 느껴져왔다. 그리고, 그것은 사실이었다.

어느 사이엔가 목에서 밧줄이 풀리는가 싶더니 내 머리에 쓰여진 검은 보자기가 벗겨졌다. 갑자기 들이친 빛에 나는 그만 눈을 감고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다시는 저 태양을 보지 못하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정신 차리게! 자네는 살았어!”

머리 위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눈앞에 보인 것은 처음에 나를 인도한 바로 그 간수였다. 그는 나와 마찬가지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것은 꾸며서 나오는 눈물이 결코 아니었다. 그것은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그의 마음 그 자체라는 것을 나는 알 수 있었다.

“아… 그렇군요. 하지만, 어떻게…”
“교수대 나무가 부러졌다.”

못마땅한 목소리가 아쉬운 듯이 외쳤다. 나는 정신을 가다듬어 위쪽을 바라보았다. 열려진 조그만 네모 창사이로 부러진 교수대 나무가 보였다.
만약에 그 나무가 부러지지 않았다면 나는 아직까지 거기에 매달려 있을 것이었다.

“뭐, 너무 좋아하지는 말아라. 저걸 고치는 대로 곧바로 네 녀석부터 매달아 줄 테니.”

나에 대한 조소와 반감을 가지고 있는 이 말을 듣자 나는 비로소 살아 있다는 감동을 느낄 수가 있었다. 눈물이 멈추지 않고 흘러 내렸다.

“살았어… 나는 살았어.”

미친놈처럼 중얼거리는 가운데 나는 다시 감방 안으로 돌아왔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고 생각되었던 내가 돌아오자 감방안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모두 귀신이라도 본 듯한 놀란 표정들을 지었다.

“나는 살았어.”

몇 번이나 중얼거리며 나는 구석에서 아무렇게나 뒹굴고 있던 책 한 권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바로 어제 저녁까지 내가 읽었었던 바로 그 책이었다. 나는 수십 년간이나 떨어져 있다가 만난 친구처럼 그 책을 반겼다. 책은 그대로였다. 내가 죽으러 가기 전과 마찬가지로 반쯤 접혀진 상태 그대로 있었다.

“간수! 간수!”

별안간 책을 내려놓자마자 나는 미친 듯이 간수를 불렀다. 나의 부름에 간수는 행여나 무슨 큰일이라도 나지 않았나 하는 놀란 얼굴로 뛰어 왔다.

“왜 그러나?”
“아내를… 아내에게 면회를 와 달라고 연락을 좀 해주세요. 가능하다면 아들도 함께 와 달라고.”

그렇게 말하는 내 얼굴은 어느 새 눈물로 범벅이 되어 끝까지 말을 마칠 수가 없을 정도로 되고 말았다.

알았네. 그렇게 하지.”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나는 몇 번이고 간수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는 다시 책을 집어 들었다. 아내를 만나면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할 것이다. 그녀에게 빌 용서의 말도 생각해 낼 참이다. 그리고, 아들 녀석에게도 비록 감옥에 갇혀 있는 못난 애비지만, 서로 정을 주고받고 싶었다.

나는 살았다. 비록 지금 현재의 이 삶이 극심하게 제한된 유한적인 나날일망정 지금까지 살아온 그 어떠한 날보다도 즐겁고 후회 없이 보내리라.
그러기에 앞서, 먼저 이 신이 준 더없이 귀한 시간을 기념하기 이해서라도 나는 지금 책을 읽을 것이다. 어제까지 읽다 마저 다 읽지 못한 바로 그 책을.

jijab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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